“바로 앞에 중학교가 있는데, 먼 곳에 있는 중학교에 가게 됐다” “원래 A중학교에 배정돼야 하는데 느닷없이 B중학교에 배정됐다”.
해마다 되풀이 되고 있는 중학교 배정 방식에 대한 불만 사례다.
서울시교육청이 25일 ‘중학교 학교군 설정 및 배정방법 연구용역’ 결과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중학교 배정 방식이 개선될 것인지 기대감이 높다. 중학교 배정 방식에 대해 개괄적인 분석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일러야 5년은 지나야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다. 왜 이렇게 개선이 안 될까.
서울의 중학교 배정 방식은 지난 1996년 도입됐다. 서울의 426개동을 46개 학교군으로 구분해, 학생의 거주지가 소속된 학교군 내에서 별도 지원 없이 전산 추첨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방식이 25년 이상 지속되면서 학령인구 감소, 재건축, 도심 공동화 등으로 학생이 불규칙적으로 분포하는 것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교간 학급당 학생 수 편차도 크게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현행 중학교 배정 방식에 대한 개선 요구도 높다. 이번에 연구용역을 진행한 연구진이 서울 전역의 초등 3~4학년 및 중학교 1학년 학부모와 교직원 등 4만126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학부모의 절반 이상이 현행 중학교 배정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초등 학부모 61.8%, 중학교 학부모 54.6%에 달한다.
연구진은 대안으로 ‘근거리 균형 배정방안’과 ‘선지원 근거리 배정’ 등 두 가지를 제시했다. 학교군을 정기적으로 정비해 지역별 학급당 학생 수 차이를 조정하는 것이 교육 격차 해소에 바람직할 것이란 조언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강북의 성북강북, 강남의 강동 등 전체 46개 학군 중 2군데만 조사해 한계를 지닌다. 당장 이번 연구 결과로 중학교 배정 방식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인 이유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세부안이 나오더라도 설명회나 공청회를 하고 행정예고 기간 등을 거치려면 최소 3~4년은 걸리는데, 아직 전체 빅데이터 분석을 하지 못해 세부안도 나오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현재 동마다 학군이 정해져 있는데도 불만이 나오는 이유는 예상했던 학군에 배정이 안 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학교의 수용 인원에 비해 학생 수가 많은 경우, 인근 학교로 배치되거나 아예 인근에 중학교가 없어 먼 곳에 배치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번 연구에서 빅데이터로 2020년 배정(중 1 기준) 학생의 통학 여건을 분석한 결과, 도보 통학시간이 30분이 넘는 경우는 5.69%, 2km 초과인 경우는 4.79%에 불과했다. 개선 요구에 비하면 통학 거리가 먼 경우가 적어 보인다.
중학교 배정 문제는 민감한 문제인 만큼,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지난 25년은 너무 길다. 조속히 개선 방안을 찾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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