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조건 내부형평 걱정 먼저

내부혁신 보다 전문인력 의존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디지털 강화에 나서는 은행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전문성 있는 외부 디지털 인력이 필요한데, 이들에게 제시할만한 ‘당근’이 없어서다. 하지만 정작 은행 스스로의 변화에는 인색하고, 외부 채용을 통한 소극적 혁신을 추구하려는 노력은 부족한 상태다. 최고경영자(CEO)의 독려도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는 모습이다.

올해도 주요 은행들은 디지털 외부인재를 영입계획을 수립해놨다. 사별로 수십명 혹은 수백명 단위의 채용을 검토 중이다. 중장기적으로 꾸준히 늘리겠다는 방안을 마련한 곳도 생겼다. 하지만 문제는 계획만큼 채용성과를 거둘 수 있을 지에는 자신이 없다. 은행 특유의 연공제와 조직문화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해외사례를 보면 상위 디지털 개발자들의 연봉이 5억원이 넘을 정도인데, 이런 조건으로 채용한다면 기존 직원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세부적인 채용 목표치가 알려질 경우 디지털 인력들의 몸값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순혈주의, 공채문화 속 디지털 전문인력의 적응 문제도 있다.

복수의 은행 관계자는 “전혀 다른 문화에서 경력을 쌓아온 디지털인력들이 어떻게 은행의 문화에서 녹아들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은행권이 원하는 인재상과 지원자간 ‘동상이몽’도 만만치않다. 지원자들은 은행 특유의 안정성과 복지제도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은행이 원하는 인재상은 정반대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보신주의를 깨줄 사람이 필요한데 정작 지원자들은 보신주의를 노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때문에 아예 인력을 뽑는 과정과 기준 자체를 기존 은행권 채용과 달리하려는 시도까지 등장했다. A시중은행은 디지털 인력 선별시 인사부가 세부 프로세스에 개입하지 않기로 지침을 바꿨다.

결국 최고경영진의 강력한 추진력이 초기 디지털 혁신 하드웨어의 유일한 동력이 되는 모습이다. 이미 각 금융지주는 핵심성과지표(KPI)에 디지털 전환성과 등을 반영하고 있다. 최근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계열사 임원들에게 “디지털 인력을 내부에서 키우기보다 적극적으로 수혈하자”며 “시장에 맞는 대우를 충분히 할 수 있도록 해라”고 지시했다. KB국민은행 또한 디지털 전문인력에 대한 성과급안 및 커리어패스 마련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