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항셍기술주 -26%

본토 투자자 투매 주도

새 경제목표 성장<안정

핀테크 규제는 더 강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전체회의에 참석해 업무보고를 들으며 손뼉을 치고 있다.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전체회의에 참석해 업무보고를 들으며 손뼉을 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기술주가 급락하며 본격적인 약세장(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에 진입했다. 미국 국채 수익률(금리) 급등과 더불어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까지 악재가 겹치면서다.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30대 기술주들의 주가를 반영하는 항셍기술지수가 지난 9일 연고점에서 26% 가량 폭락했다. 항셍기술지수는 텐센트, 알리바바그룹, 샤오미 등 중국 대표 기술주 가운데 시가총액 30대 기업으로 구성된다. 선전거래소의 중소 기술주 동향을 반영하는 촹예반도 지난달 18일 이후 24% 하락했다.

같은 시기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은 2월12일 최고가에서 10.5% 가량 빠졌다.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에 따른 기술주 고평가 우려가 원인이지만 중국 증시의 낙폭이 훨씬 크다. 중국 배달앱 메이퇀의 경우 한때 시가총액 3000억달러를 넘어서며 시총 3위에 올랐지만, 지난달 17일 이후 시총의 3분의 1이 증발했다. 한때 중국 기술주의 주가를 끌어올린 주력이었던 중국 본토 투자자들은 기술주를 팔아치우고 은행, 에너지 등으로 갈아타고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애버딘 스탠다드 인베스트먼츠의 홍콩 주재 중국주식 책임자인 니콜라스 여는 “어디가 바닥인지 말하기 힘들다“면서 “다만 시장은 반드시 한번은 이같은 조정이 있어야 하고, 중국 과학기술주는 코로나의 최고 수혜자였으므로 조정폭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이번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중국 정부가 제시한 정책 방향도 증시 하락에 기름을 부은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6% 이상’으로 제시했다. 시장 전망치가 8% 이상이었음을 고려하면 성장보다는 안정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목표치도 작년의 ‘3.6% 이상’보다 낮은 ‘3.2% 가량’으로 조정하며 출구전략에도 시동을 걸었다.

양회는 핀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도 예고했다. 지난주 발표된 정부업무보고는 플랫폼 기업의 발전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지지하지만 반독점 방지를 통해 무질서한 확장도 막겠다고 선언했다.

양회에 참석한 한 지방 대표는 “이번 회의에서 반독점 관리감독을 강화한다는 메시지가 쏟아져 나왔다”면서 “관련 법규를 조속히 개선해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중국 금융당국이 기술벤처기업 증시인 ‘커촹반(科創板·스타마켓)’의 기업공개(IPO) 기준 강화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가 다음달 기술혁신과 재무상황 심사를 강화한 새 IPO 규정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렇게 될 경우 알리바바의 핀테크 자회사인 앤트그룹의 상장 재추진은 더 힘들어질 전망이다. 앤트그룹은 지난해 11월 커촹반에서 IPO를 추진했으나 중국 정부의 브레이크로 무기한 연기됐다. 블룸버그는 앤트그룹의 상장 좌절과 중국 금융 당국의 규제 강화에 커촹반 상장을 포기하는 기업이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희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