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美 6조투자 의미
생산능력 140GWh로 시장 선점
원통형 배터리 생산 테슬라 공략
일각선 ‘바이든 거부권’ 방어 해석
미국에 배터리 신공장 3곳을 추가로 설립하겠다는 LG에너지솔루션의 발표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선두 업체의 자리를 확고히 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美 생산능력 140GWh...공격적 투자 단행=현재 미국 전기차 시장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그린뉴딜 정책에 힘입어 급성장하고 있지만, 배터리 공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수년 내 공급 부족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독자 생산 공장 2곳에 2025년까지 5조원 이상을, 제네럴모터스(GM)와의 제2 합작 공장 건설에 1조원 이상을 투입할 경우 최소 140GWh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기존 미시간 공장(5GWh), 독자 신공장 2곳(70GWh), GM 합작법인 1·2공장(70GWh) 등 미국에만 생산 공장이 5개 들어서게 된다.
특히 미국 신공장에서 원통형 배터리 생산에 나선다고 발표는 테슬라 수주를 염두에 둔 것으로 업계는 해석했다. 지난해 9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배터리 데이’에서 지름 46㎜, 길이 80㎜를 뜻하는 ‘4680’이라는 원통형 배터리를 소개한 바 있다. 상용화는 이른 단계로 보이지만, 배터리 제조사들은 제품 다양화를 위한 대응 전략에 분주한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12년 미시간 공장 설립을 기반으로 미국 주요 완성차 업체 3곳(GM·포드·크라이슬러)을 고객으로 확보한데 이어 이번 신공장 설립으로 테슬라 등 새 고객 확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와 배터리 소송, 바이든 거부권 행사 방어 카드?=LG에너지솔루션의 이번 투자 발표는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영향을 주기 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번 투자 계획을 보면 미국에 2025년까지 총 5조를 투자하겠다는 큰 그림만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회사들이 구체적인 공장 부지와 투자금액이 정해졌을 때 신규 투자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경우가 많다. 최총 투자가 결정되기까지 돌발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LG에너지솔루션이 이날 “앞으로 몇 년 간 미국에 공장 2~3군데를 더 짓겠다”고 밝힌 건 바이든의 거부권 행사를 어렵게 하려는 일종의 전략일 수 있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투자를 통해 직접 고용 인원 4000여명, 공장 건설 기간 중 투입 인력 6000여명 등 1만개 이상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 등 지역 경제 활성화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조지아주에 3조원을 투입해 대규모 배터리 생산기지를 짓고 있다. 이번 LG에너지솔루션의 대규모 투자 발표는 이번 ITC 판결로 SK이노베이션 공장 가동이 불확실해진 것에 대한 미국 내 불안감을 해소할 뿐만 아니라, 바이든의 친환경 정책에 발맞추겠다는 의지까지 보여줬다고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 바이든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긴 하나, 혹시 모를 거부권 행사 가능성은 배제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거부권 행사 여부 시한 한달 전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함으로써 바이든의 고민을 덜어주려는 전략으로 보여진다”고 전했다.
김성미·정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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