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시 정부 “임대료 하락”…사민당 총선 공약으로 채택도

매물 급감에 주변 도시 임대료 급등 ‘풍선효과’까지

獨 헌재, 월세 상한제 위헌 심판 중…위헌 시 소급 인상 우려

[123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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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지난 1년간 독일 베를린의 임대료 통제 실험은 실패작이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1년 전 독일 베를린시가 부동산 해법으로 내놓은 ‘월세 상한제’에 대해 내린 평가다.

당초 의도했던대로 임대료는 떨어졌다.

하지만, 공급이 급감하며 세입자들이 베를린 시내에서 집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따기가 돼버렸다.

베를린 시 정부 “임대료 하락”…사민당 총선 공약으로 채택도

지난 2019년 사회민주당(SPD, 사민당)이 주도하고 있는 베를린 시 정부는 5년간 임대료 인상 폭을 제한하는 정책을 내놓았다.

지난해 2월 23일부터 발효된 법안에 의해 베를린 시에서는 2014년 이전에 지어진 주택의 경우 임대료가 2019년 6월 수준으로 동결됐다.

다만 2022년부터는 물가상승률에 맞춰 약 1.3% 인상이 가능토록 했고, 2014년 이전에 지어진 주택에 대한 임대 계약을 맺을 때는 1㎡당 3.92~9.8유로 사이에서 임대료를 설정해야만 했다.

베를린 시 정부의 주택부 장관인 제바스티안 셸은 “지난 10년간 베를린의 임대료는 2배 이상 높아졌다”며 “베를린 내 주택의 임대료가 하락한 것만으로도 계획이 성공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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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독일경제연구소(DW)에서는 최근 연구를 통해 2014년 이전에 건설된 아파트의 임대료가 규제 대상이 아닌 아파트에 비해 11%나 상승폭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민당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후임이 탄생할 오는 9월 총선에서 월세 상한제의 전국적 확대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매물 급감에 주변 도시 임대료 급등 ‘풍선효과’까지

하지만, 주요 언론들은 지난 1년간 시행된 베를린 시의 월세 상한제에 대해 실패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에 앞서 지난 2일 블룸버그통신은 “재앙(disaster)으로 판명됐다”는 칼럼을 내며 강력 비판하기도 했다.

문제는 월세 상한제로 인해 베를린 시 내 주택난이 과거에 비해 훨씬 더 악화됐다는 점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베를린 주택 임대 시장에 나오는 매물의 양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지적했다.

[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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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들이 새로운 규제를 위반하지 않기 위해서 세입자를 받기 보다는 직접 사용하거나 매매에 나서고 있고, 심지어 비워두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베를린 내에서 주택을 구하기 힘들어진 사람들이 외곽 지역으로 밀려나며 포츠담과 같은 주변 도시들의 임대료가 급격히 높아지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포츠담의 지난 1년간 평균 임대료는 12% 급등했다.

獨 헌재, 월세 상한제 위헌 심판 중…위헌 시 소급 인상 우려

현재 독일 연방헌법재판소에서는 월세 상한제의 위헌 여부에 대한 소송이 임대업자들에 의해 제기된 상태다.

독일 헌재는 향후 수 개월 내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시점은 올 가을 쯤으로 점쳐진다.

만약 헌재가 월세 상한제를 위헌으로 결정한다면 임대료 인상분이 소급 적용돼 세입자들은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고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 이코노미스트의 지적이다.

독일 연방헌법재판소. [독일 정부 홈페이지]
독일 연방헌법재판소. [독일 정부 홈페이지]

베를린에서 약 11만호의 임대 주택을 소유·운영 중인 도이체 보넨(Deutsche Wohnen)은 “헌재가 월세 상한제를 위헌 결정한다면 임대료 인상분에 대한 소급분을 반드시 요구할 것”이라며 “지불 능력이 없는 세입자들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월세 상한제는 베를린의 주택난을 악화시킨 것은 물론 세입자와 임대자 간의 사이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