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강타한 2020년 휘발유 수요 급락

항공여행업계 올스톱되며 최저점 찍어

올해 서서히 회복세…정점 회복은 못해

세계 자동차업계 전기차에 ‘올인’ 영향

유럽의 한 자동차 회사가 생산한 전기차가 충전소에서 충전하고 있다.[로이터]
유럽의 한 자동차 회사가 생산한 전기차가 충전소에서 충전하고 있다.[로이터]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세계 휘발유 수요가 전기차 보급 증가 등의 영향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국제에너지기구(IEA)가 17일(현지시간)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와 관련, 전세계 자동차업계가 내연기관의 연비 향상과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어 향후 휘발요 수요가 과거의 정점을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한 개발도상국에서는 여전히 내연기관 자동차 수요가 꾸준하지만, 이런 추세가 글로벌 휘발유 수요 감소 추세를 상쇄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WSJ는 지난 수년간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과연 살 것인가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최근 GM이나 볼보 등의 사례를 볼 때 자동차업계는 향후 10~15년 사이 전기차로 완전히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2019년 720만에 불과했던 세계 전기차 수는 향후 5년 안에 6000만대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IEA는 이러한 추세로 인해 향후 휘발유 등 원유 수요가 더 이상 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2019년 정점을 찍은 세계 휘발유 수요는 하루 2660만배럴에 달했으나, 지난해 2370만배럴로 떨어졌고, 올해 2540만배럴과 내년 2590만배럴로 점차 회복세를 보이긴 하겠지만 향후 지속적으로 2600만배럴 이하 수준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전기차 보급은 선진국에서 정부가 정책적으로 주도했으며, 예상 외로 높은 전기차 보조금과 테슬라 등이 주도한 전기차의 대중화로 인해 더욱 속도를 내는 형국이다.

세계 자동차 현황상 전기차의 비중은 여전히 낮고, 개발도상국 위주로 내연기관 수요가 높은 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영향으로 여행업계가 침체되고 항공기 이용이 사실상 중단되다시피하면서 세계 에너지 수요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에너지업계는 원유에 대한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원유 수요의 정점이 언제인지에 대한 논쟁은 계속돼왔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에 따르면 선진국 원유 수요는 이미 하락세로 접어든 상황이다.

IEA 데이터상 세계 원유 수요는 2026년 하루 1억400만배럴로 2019년 수준에서 4%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원유 수요 증가는 개발도상국 수요가 계속 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에게 향후 5년간 원유 수요 증가분의 90%를 차지할 전망이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 원유 수요를 촉발했던 휘발유 수요는 사상 최초로 과거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됐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가솔린 소비가 2019년 수준으로 다시 회복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계 항공기 수요는 과거 수준을 회복하겠지만, 회복 속도가 더뎌 2024년 이후에나 회복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에서는 백신접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점차 항공기 이용객이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 교통안전청(TSA)에 따르면 금요일인 지난 12일 미 공항 이용객이 140만명에 달하면서 최근 1년래 최고점을 경신했다. 물론, 2019년에 비하면 여전히 절반에 못미치는 수준이긴 하다.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각국의 여행규제로 지난해 휘발유 수요는 하루 290만배럴이라는 최저점을 기록했다. 2019년 2660만배럴의 10%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전기차 급증이 휘발유 수요 감소의 유일한 원인은 아니다. IEA와 미국 에너지부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내연기관 자동차의 연비 향상도 휘발유 수요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선진국의 전기차 수요 급증으로 인한 휘발유 수요 감소는 인도, 중국, 인도네시아 등 개발도상국의 휘발유 수요 증가 예상치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IEA는 전망했다.

전기차 통계사이트 EV볼륨즈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신차 판매 중 전기차 판매 비중은 4.2%였다. 전기차 붐이 일고 있는 유럽에서는 지난해 4분기 신차 판매의 10.5%가 전기차였다.

허버트 디스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5일 "E-모빌리티(전기를 이용한 이동수단)가 경쟁에서 이겼다"면서 자동차 배터리 공장과 전기차 충전소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폭스바겐의 전기차 비중은 2030년까지 전체의 50%로 늘린다는 게획이다.

디스 CEO는 "ICE(내연기관자동차)는 세계 일부 지역에서 여전히 판매할 것"이라면서 "전기차는 각국의 보급 촉진정책과 '이산화탄소 프리' 기조로 엄청나게 빠른 확산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