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사재기 무관용 경고에

리커창은 “수입·저장 강화”

인플레·경제성장 딜레마

글로벌 수요우위 계속될듯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중국발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전세계 소비자 물가 인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가 한편으론 원자재 가격 상승을 억제하면서 한편으론 수입과 저장을 강화하라는 엇갈린 메세지를 보냈다. 중국이 인플레 억제냐 성장 지속이냐는 고민에 빠진 가운데 원자재값 상승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다.

중국 경제발전 계획 총괄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24일 성명을 통해 원자재 현물·선물 시장의 독점 행위와 투기, 사재기 등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지난 23일 철광성, 구리, 알루미늄 등 중국내 원자재 기업 대표들을 소집해 회의를 개최한 후 나온 것이다.

이후 중국의 철강값은 3.2% 하락하고 열연코일과 철광석 가격은 각각 3.6%, 4.7% 내리며 효과를 보였다. 하지만 강력한 경고 후 얼마 안돼 리커창 중국 총리는 원자재 수입과 저장, 운송을 더욱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부가 원자재값 억제를 통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고자 하면서도 경제성장을 유지하려하는 묘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동안 중국의 거시경제 정책이 모순된 선택의 기로에 놓일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코로나 타격에서 나홀로 회복하며 구리부터 면화에 이르기까지 전세계 원자재 가격 급등을 촉발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중국도 인플레이션에 직면하며 경기 회복의 복병을 맞게 됐다. 중국의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동월대비 6.8% 올라 2017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중국 기업의 56%는 작업 일정을 변경됐고 30%는 아예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이같은 노력이 이미 공급 부족에 직면한 원자재 시장에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중국 정부의 경고 이후 구리 가격이 잠시 하락했으나 다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주춤해지면서 달러가 약세로 돌아가면서다.

씨티그룹의 맥스 레이튼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원자재 가격 안정을 위해 성장을 늦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공급난이 심각한 현재 상황에다 원자재 값은 국제시장의 여러 요인에 따라 움직이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구리 시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분석가들도 중국 정부가 원자재값에 개입할 만한 여지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호주뉴질랜드은행 양위팅 이코노미스트는 “경기가 완전히 회복하지 않은 가운데 원자재가격을 잡겠다고 금리 인상과 같은 정책 조정을 단행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