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기술 초격차 전략’ 본격 돌입, 의미는
‘차세대 블루오션’ 기업용 SSD 시장 공략 본격화, 메모리 슈퍼사이클 대비
삼성전자가 미·중 반도체 패권경쟁 격화와 TSMC 등 경쟁사들의 투자 발표 속에서 독자적인 신기술과 차세대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이 ‘기술 초격차’를 앞세워 위기 상황을 정면돌파하고, 메모리 슈퍼사이클(장기호황)에 대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분석한다.
▶‘차세대 블루오션’ 기업용 SSD 시장 공략 본격화= 삼성전자가 2일 출시한 차세대 기업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인 ‘SSD ZNS’는 메모리반도체 분야의 시장 지배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는 ‘비밀병기’로 지목된다.
현재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분야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관련 시장을 겨냥한 신기술의 결정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폭증하는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데이터센터에 최적화된 스토리지(저장)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한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의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이번에 삼성의 독자적인 신기술 ZNS(Zoned Namespace)를 적용한 SSD ZNS는 일반적인 SSD와 비교해 성능 저하 없이 3배에서 4배 이상 더 오래 쓸 수 있고, 주어진 저장용량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삼성의 SSD ZNS는 차세대 데이터센터 저장 솔루션으로 빠르게 자리잡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SSD 시장 규모는 올해 361억 달러(약 35조원)에서 오는 2025년 463억 달러(약 51조3000억원)로 연평균 7.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기업용 SSD의 경우 이보다 높게 연평균 8.7%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ZNS SSD 출시를 통해 2위 경쟁자 그룹의 추격을 뿌리치고 시장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메모리반도체 슈퍼사이클 대비 나선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기술 초격차 전략’을 본격 가동한 것과 관련 “메모리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대한 대비에 나섰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IC인사이츠는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22년 D램과 낸드플래시를 포함한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매출 전망치가 1804억 달러(약 204조303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반도체 호황기였던 지난 2018년 1633억 달러(약 181조원)를 넘는 역대 최고치다. 올해 매출 전망치(1552억 달러)와 비교해서도 16% 증가한 수치다.
IC인사이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침체기를 겪은 글로벌 경제가 회복세로 접어들었고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 흐름으로 인해 메모리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메모리 매출액은 2023년에는 2196억 달러(약 243조3000억원)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전망치를 2020년부터 2025년까지 메모리 시장의 성장률로 환산하면 연평균 10.6%에 달한다.
지난 1분기 기준 전 세계 D램 시장 점유율 또한 삼성전자가 42%로, 2위인 SK하이닉스(29%)에 앞서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격전지’ 시스템반도체 분야도 투자 확대= 메모리반도체를 넘어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대한 삼성의 투자도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정부의 ‘K반도체 전략 발표’에서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17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9년 4월 정부와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밝힌 133조원보다 투자금액을 38조원 늘린 것이다.
최근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170억 달러(약 20조원) 규모의 미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증설 방안도 발표했다. 아울러 공격적인 인수합병(M&A) 계획도 현실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총수 부재 상황으로 인해 자칫 투자 결정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경제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재계 고위관계자는 “글로벌 산업 질서가 빠르게 재편되는 상황에서, 장기적 관점으로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그룹 총수의 역할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양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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