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노동·환경분야 등 규제개선으로 성장기반 강화해야
韓 범용기술 쏠림…고급기술 개발에 R&D투자 필요
정치적 갈등과 분리해 경제계 협력 채널도 지속돼야”
일본의 핵심품목 수출규제 2년을 맞아 국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의 대일(對日) 수입의존도가 낮아졌지만 여전히 국산화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규제 개선과 연구개발(R&D) 지원책 재정립, 민간 협력 채널 복원과 강화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일본 수출규제 2주년을 맞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소재부품장비산업 성과 간담회’에 참석해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가 우리 경제에 큰 충격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지만 기업들과 국민들이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해 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오히려 핵심품목의 국내 생산을 늘리고 수입선을 다변화해 소부장 산업의 자립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계기로 만들었다”며 기업인들을 격려했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에도 불구하고 산업계에서는 국내 소부장 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 및 완전한 독립을 위해선 ▷규제 개선 ▷R&D 자금의 적재적소 투자 ▷한일 기업 간의 협력 채널 강화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앞서 지난 2019년 12월 국회에서 이른바 '소부장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소부장 기업들을 대상으로 세제·금융·규제 특례가 부여됐다.
그러나 산업계에서는 이들 기업로부터 소재·부품·장비를 공급받는 대기업 등 최종 수요자에 대한 지금의 규제 분위기가 지속되는 한 완전한 규제개선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우려의 의견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와 코트라가 일본과 거래하는 기업 302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수출규제 대응을 위해 개선돼야 할 우선 조치로 ‘규제개선’과 ‘연구개발 지원’(22%)이 상위에 꼽혔다. 특히 부품업계를 중심으로 노동 및 환경 분야의 규제개선이 강조되고 있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는 "최종 수요산업군에 대한 규제를 합리화하거나 완화해서 불확실성을 해소해야만 소재와 부품 전반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규제 완화로 투자를 유도해 산업 전반의 성장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개발이 실질적인 성과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련 지원금이 보다 적재적소에 쓰여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화학제품의 경우 아직도 일본에 대한 의존도가 30%에 달할 만큼 상대적으로 높다. 범용 제품의 경우 국내 기업들이 그나마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장기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이 필요한 고부가가치 제품 분야에서는 여전히 역부족이란 평가다.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장비 산업에서도 원천기술에 대한 R&D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정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소부장 산업이 범용기술을 벗어나 보다 더 특화되고 고급화된 기술에 기반한 산업으로 전환돼야 한다"며 "정부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기술협력 프로그램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소부장 기업들의 기술력 및 시장 확보를 독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일 양국 정부 간의 경색된 국면 속에서도 민간 기업들 간의 협력이 지속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치적 갈등과 분리해 협력이 필요한 산업군에서는 지속적으로 소통 채널을 유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국와 일본은 중화학공업 위주 산업구조로 탄소중립 이행이 쉽지 않다"며 "탄소중립에 따른 경제적 충격 최소화를 위한 탄소저감 기술교류 활성화 및 국제 공동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일 기자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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