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사면·가석방 논의 활발
경제계는 “사면이 더 바람직하다” 의견
반도체를 앞세운 삼성전자가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 달성에 성공했다. 하지만 20조원에 달하는 미국 파운드리(위탁생산) 투자 결정이 지연되는 등 ‘총수 부재 리스크’가 커지면서 내부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리스크가 장기화 할 경우 삼성전자가 추진하고 있는 반도체 초격차 전략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7일 정치권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광복절 사면론 또는 가석방 가능성이 각종 논의에서 주요 화두로 급부상한 상황이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5일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이 부회장에 대한 광복절 특별사면 건의 여부와 관련 “청와대에서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형기의 60%를 복역하면 가석방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고, 가석방은 재벌 특혜 논란이 없기 때문에, (정부 측에서)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달 28일을 기점으로 복역률 60%를 넘긴다. 현행 형법상 가석방은 형기 3분의 1만 채우면 요건을 충족하지만 법무부는 하위 법규인 예규에 따라 형기의 60% 이상을 채워야 가석방을 허가한다.
특별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반면 가석방의 경우 교도소장 자체 판단으로 가능하다. 이에 따라 정계를 중심으로 정치적 부담이 큰 특별사면보다는 가석방이 더 현실적인 방안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경제계에서는 “가석방은 경영 활동에 적지 않은 제한이 걸리기 때문에 사면이 더 바람직하다”는 반론을 제기한다.
가석방은 남은 형기 동안 재범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조건하에 임시로 풀어주는 ‘조건부 석방’이다. 특별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가법)상 5년 취업제한에 걸려 원칙적으로 경영 현장에 복귀하기 어렵고 해외 출장에도 제약이 걸린다. 하지만 특별사면이 되면 사면법에 따라 남은 형의 집행이 면제되고, 형 선고의 효력도 상실하게 할 수 있어 정상적인 경영 복귀가 가능하다.
만약 이 부회장이 가석방 형태로 풀려난다면 법무부 장관이 취업제한 대상에서 예외를 인정하는 별도의 승인이 뒤따라야 경영 참여가 가능해진다. 취업제한 대상자는 법무부 장관의 승인을 받을 경우 해당 기업으로 다시 취업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은 “지난 4월 이후 경제부총리를 시작으로 청와대와 국무총리에게 이 부회장의 사면을 건의했다”면서 “대만 TSMC·미국 마이크론 등이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결정이 늦어지면 우리도 순식간에 반도체 2위로 전락할 수 있고, 이는 한 회사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차원의 문제”라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반도체 산업은 ‘타이밍 산업’이라고 불릴 만큼 장기적인 안목으로 과감한 투자 결단이 필수적이다. 이 부회장은 2010년대 중반 반도체 사업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평택 캠퍼스 신설을 결단한 바 있다. 지난 2015년부터 조성된 평택 캠퍼스는 P1과 P2 라인에만 각각 30조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가 집행됐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당시 (이 부회장의) 과감한 투자 결단이 지금 와서 빛을 보고 있는 것”이라면서 “단기 실적에 좌지우지되는 전문경영인이 인수합병(M&A)이나 공장 증설 등 대규모 투자를 책임지고 결단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양대근 기자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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