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확진자 1212명…역대 두 번째
'낮아진 경각심·안일한 정부·변이·젊은층' 복합 작용
“현 거리두기 유지하되 백신 접종 속도 높여야”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둑이 터졌다. 3차 대유행이 정점을 찍은 지 6개월여만이다. 특히 4차 유행은 지난 1~3차 때와 달리 ▷낮아진 경각심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 ▷델타 변이 확산 ▷젊은층 중심의 수도권에서의 폭발적 증가 등 4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3차 때보다 혹독한 시기를 맞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역대 두번째 …3차 보다 무서운 4차 대유행=일일 신규 확진자 1212명은 지난해 연말 ‘3차 대유행’의 정점을 찍었던 12월 25일(1240명)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수치다. 194일만에 역대 최다 규모에 육박할 정도로 폭발적인 확산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1주간 하루 평균 확진자는 827명에 달하며,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도 약 770명으로 급격히 불어났다.
특히 지역별로 보면 서울 577명, 경기 357명, 인천 56명 등 수도권이 990명(84.8%)에 달한다. 수도권 지역발생 확진자 수가 900명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월 20일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환자가 나온 이후 처음이다. 서울은 지난해 최다 기록인 554명(12월 24일) 기록도 갈아치울 정도로 4차 대유행의 중심에 놓였다.
이로써 수도권은 6일째 500명대 이상 1주 일평균 확진자를 기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 ‘3단계’ 기준(3일 연속 주평균 500명 이상)을 충족한 상황이다. 더욱이 1주 일평균 확진자가 3일 연속 1000명을 넘길 경우 4단계 기준에도 부합한다.
주요 집단발병 사례를 보면 서울 마포구 음식점-수도권 영어학원 8곳과 관련한 누적 확진자가 314명으로 늘었다. 서울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관련해서는 총 47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또 서울 강서구 실내체육시설(2번째 사례·누적 13명), 인천 미추홀구 초등학교(26명), 경기 파주 공사현장-서울 노원구 직장(13명), 대전 대덕구 직장(8명), 부산 해운대구 유흥주점(12명) 등의 신규 감염 사례도 확인됐다.
▶4차 대유행이 더 무서운 이유는?…4중고에 빠진 K-방역=이처럼 확진자가 1000명대까지 폭증한 이유로는 4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우선 장기적인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사람들의 경각심이 낮아졌다. 아직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 중이지만 1년 반 넘게 이어지는 상황에 초기와 달리 긴장감이 떨어진 모습이 눈에 많이 띈다.
서울에 거주하는 4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작년까지만 해도 거리에서 마스크를 벗은 사람을 본 적이 없는데 지난 달부터는 마스크를 벗은 사람을 자주 보고 있다”며 “카페나 식당에 가면 지금이 코로나 상황이 맞나 싶게 북적대면서 마치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모습을 느낄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렇게 경각심이 낮아진 배경에는 정부가 준 메시지도 한 몫을 했다. 정부는 국내 백신 접종이 시작되자 ‘일상회복’이라는 단어를 꺼내면서 방역수칙 완화에 대한 신호를 보냈다. 일상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국민들의 경각심이 낮아졌고 때문에 방역수칙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여러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4차 유행이 왔지만 무엇보다 정부의 안일한 상황 인식과 태도가 가장 컸다”며 “델타 변이가 확산 중인데 며칠 전 국내에서는 아직 초기 단계라고 하면서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노마스크 인센티브를 얘기했다가 확진자가 커지니 거리두기를 유예하고 노마스크 방안을 철회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같이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니 국민들이 정부를 신뢰하지 않으면서 경각심이 떨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전 세계적으로 ‘우세종’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인도 유래 델타 변이의 국내 확산세까지 더해지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최근 1주간(6월 27일∼7월 3일) 국내에서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브라질, 인도 등 이른바 주요 4종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확진자는 325명이다.
이 중 델타 변이의 경우 일주일 새 153명이나 늘었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 겸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국내 델타 변이 환자가 2주 전에는 30여명 늘었고 1주 전에는 70여명 늘었는데 이번 주에는 150여명 증가해 증가 폭이 매주 2배씩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델타 변이가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높다보니 같은 조건에서도 감염자가 더 많이 나오는 것 같다”며 “국내에서도 델타 변이 감염자는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유행 요소로는 활동량이 많은 젊은층 감염자가 많다는 점이다. 최근 확산의 주 연령층은 20~30대인데 이들 중에는 아직 백신 접종을 받은 사람이 많지 않다. 상대적으로 건강한 사람이 많아 감염이 되었더라도 무증상이거나 경증인 경우가 많다.
김 교수는 “최근 감염이 발생하는 곳을 보면 주점 등 젊은층이 많이 찾는 장소가 많다”며 “자신이 감염된지 모르고 활동 반경을 넓히면서 접촉자가 많아지고 이로 인해 확산이 빠르고 넓게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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