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D램 EUV시대’
‘미래 반도체 리더십 확보’
46조원 선제적인 투자 결정
생산성 향상 가격경쟁력 제고
경쟁자 제치는 결실로 이어져
SK하이닉스가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를 처음 적용한 10나노급 4세대(1a) 모바일 D램 양산에 성공하면서 경쟁자인 삼성전자와 미국 마이크론을 제치고 ‘반도체 기술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번 양산은 SK하이닉스가 EUV 공정 적용을 공식화한 이래 채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뤄낸 것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과감한 투자와 결단이 성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2015년 반도체산업의 리더십 확보를 위해 46조원을 선제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과감한 투자를 바탕으로 SK하이닉스는 청주캠퍼스 M15(2018년)와 이천캠퍼스 M16(2021년)을 연이어 설립했다.
지난 2월 M16 준공식에 참석한 최 회장은 “반도체경기가 하락세를 그리던 시기에 M16을 짓는다고 했을 때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지만 이제 반도체 업사이클 얘기가 나오고 있는 만큼 어려운 시기에 내린 과감한 결단이 더 큰 미래를 꿈꿀 수 있게 해줬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호황)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상황에서 최 회장이 시장을 잘못 읽고 판단했다면, SK하이닉스는 물론 그룹 전반의 위기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월 네덜란드 ASML과 약 4조7500억원 규모의 EUV장비 공급계약을 하는 등 최첨단기술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최 회장의 야심작으로 꼽히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사업 추진도 순항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는 이번 EUV 공정 적용과 관련해 “신제품의 생산성 향상으로 원가경쟁력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한다”면서 “올해 전 세계적으로 D램 수요가 늘어나면서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수급에 1a D램이 큰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1a D램 모든 제품을 EUV 공정 적용으로 생산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메모리반도체시장은 최첨단기술 확보를 놓고 글로벌 반도체기업들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1분기 메모리반도체시장에서 삼성전자가 41.2%로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고, 그 뒤를 SK하이닉스(28.8%)와 마이크론(24.3%)이 맹추격하는 상황이다.
지난달 마이크론은 4세대 D램인 1α(1a와 동일) 기반 LPDDR4x 양산에 세계 최초로 들어갔다고 발표하며 경쟁자들을 긴장시킨 바 있다. 하지만 EUV가 아닌 기존의 불화아르곤(ArF) 노광장비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율 등 가격경쟁력에서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마이크론 측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에 열린 실적 발표에서 “D램용 EUV장비 투자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르면 오는 2024년에 EUV기술을 도입한 D램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비해 뒤처질 공산이 크다.
대당 가격이 1500억원에서 2000억원에 달하는 EUV 노광장비는 최첨단 반도체 공정의 필수 장비로 꼽힌다. ASML이 전 세계 시장에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지만 연간 생산량이 50대 안팎에 불과하다. 국내 기업을 비롯해 인텔과 TSMC 등 글로벌 반도체기업들이 치열한 확보 쟁탈전을 벌이는 중이다.
양대근·김성미 기자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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