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조원 규모 1만3000세대 미니 신도시급 주거단지 조성
인천 역대 최대 개발차익 전망에도 환경 오염으로 시달린 시민 혜택 수준은 미흡
아파트분양은 본궤도 진입… 반면 공원 조성은 14년 미뤄져
오염 토양 처리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진행형
수십년 동안 폐석회를 묻혀 환경 오염을 유발시킨 땅이 황금 부지로 변신했다.
미니 신도시급 대단지 조성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인천 용현학익지구 시티오씨엘 주택 개발사업이 바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된 것이다.
40여년 동안 환경 오염 문제 등으로 인천시민에게 불안감과 논란을 불러 일으킨 폐석회를 매립한 땅위에 대단지 아파트가 조성되면서 인천 역대 최대 규모의 개발차익이 발생될 전망이다. 오염된 땅이 ‘일확천금(一攫千金)’의 부지가 된 셈이다.
시티오씨엘은 ‘인천 대표 명품신도시로 최고의 입지 조건을 갖춘 우수한 단지로 꼽힌다’는 홍보 만큼이나 청약 열기도 뜨겁다. 시티오씨엘(1단지)은 지난 7일부터 16일까지 정당 계약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시티오씨엘 주택개발사업은 명품신도시에 우수한 아파트 단지 조성에 앞서 수십년간 폐석회자체 매립으로 시민들에게 환경 오염 논란을 불러 일으킨 숨기지 못할 과거사를 품고 있다.
게다가 폐석회를 매립한 곳에 만들기로 한 공원 조성 또한 당초 준공 예정이 14년이나 늦춰졌다. 공원 조성 보다 개발 수익이 발생하는 아파트 건설이 먼저 시작되게 됐다.
OCI(옛 동양제철화학)가 자회사 DCRE(동양제철부동산개발)를 통해 시행하는 인천 용현학익지구 1블록 도시개발사업은 미추홀구 학익동 587-1번지 일원 154만6747㎡에 총 1만3000 가구의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초대형 개발 프로젝트이다.
‘시티오씨엘’ 이름으로 조성되는 이 사업은 5조7000억원이 투입된다. 3인 가구 기준으로 볼 때 인구가 4만여 명에 달하는 미니 신도시급 사업이다.
1만3000가구라는 대단지를 건설하는 미니 신도시급 사업 만큼 개발차익도 상상 수준을 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OCI가 이 사업을 통해 수조원의 개발차익을 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 2007년 국내 모 금융업체는 OCI가 공장부지 개발로 최소 2조2000억원의 수익이 기대된다고 전망한 바 있다. 해당 분석자료는 10여년 전 것으로 그 이후 부터 현재까지 인천지역의 부동산 상승세를 고려하면 개발차익은 이 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수십년 간 소다회를 생산했던 공장 부지 일대에 아파트단지를 조성하는 것이어서 땅값 부담이 거의 없고 여기에 세대수 마저 1만3000가구에 이르고 아파트 청약 열기도 뜨겁기 때문에 개발차익 규모는 수조원 단위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 2000년대 초 남동구 논현동 옛 한국화학 공장 부지에 아파트단지(에코메트로)를 조성해 1조원 이상의 개발차익을 얻은 것에 비하면, 공장 부지에 주택단지 개발에 의한 차익은 인천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68년 해당 부지에 소다회 공장을 세우고 지난 40여년 간 막대한 양의 소다회를 생산해 성장한 OCI는 소다회 생산 부산물인 폐석회로 인한 피해를 수십 년 동안 유발시키면서 수백만t에 달하는 폐석회를 자체 매립해 왔다.
지난 1997년까지 서해안 고속도로 인천 종점 인근 침전지 4곳에 쌓인 것 만도 320만t이나 됐다. 여기에 침출수로 인한 토양오염, 공장부지 일대의 녹지 공간 부족으로 인한 주거환경 훼손 등도 문제로 떠올랐다.
수십년 동안 환경 오염 논란을 일으킨 가운데 폐석회 땅이 황금 부지로 변신하는 주택개발사업 허가 과정에서 불거졌던 특혜 의혹 등 여러가지 잡음은 여전히 해소되고 있지 않다.
OCI는 지난 2003년 인천시와 미추홀구(당시 남구), 폐석회 적정 처리방안 모색을 위한 시민위원회와 협약을 맺고 공장 부지에 쌓아두었던 수백만㎥의 폐석회를 OCI 소유 인접 유수지에 매립할 수 있도록 허가받았다.
이 협약에 따라 OCI는 폐석회 매립후 조성되는 매립지 37만322㎡에 1260억원을 들여 2010년까지 운동 시설과 조경녹지, 부대시설 등 등을 갖춘 공원을 조성해 시민에게 무료로 영구 개방하기로 했다.
그러나 공원 조성 사업 기간이 수차례 연장되면서 당초 준공 예정일인 2010년에서 오는 2024년으로 14년이나 연기된 상태이다.
또 사업 부지의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는 과정에서도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DCRE는 지난 2018년 토양정밀조사 과정에서 부지 전체가 아닌 1·2·3 공장부지만 조사를 벌여 논란이 일었고 2019년에는 토양환경보전법에 따른 부지 내 정화 원칙을 무시한 채 오염토양을 반출 처리하다가 지역 환경단체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시티오씨엘은 지난 3월부터 1단지 첫 분양으로 본궤도에 돌입했다. 폐석회 매립 땅 위에 건설되는 시티오씨엘 주택개발사업이 황금 부지로 변신했지만, 환경 오염을 불러 일으킨 논란의 땅이였다는 과거사는 씻을 수 없는 한 페이지로 남는다.
수조원에 달하는 개발차익이 수십년간 환경 오염에 시달린 인천시민들에게 얼마 만큼의 환원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수준으로는 상당히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헤럴드경제 기자 / 인천·경기서부취재본부장]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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