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경제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수록 오히려 주식 투자자들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장기적인 경제의 방향성과 팬데믹이 초래한 패러다임 전환의 흐름에 편승하여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테마와 기업을 선택하는 혜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이 되면서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는 로봇과 AI(인공지능) 도입이 늘었다. 자동화는 2010년대 독일에서 인더스트리 4.0 개념이 등장한 이래 주목받아 왔지만 인간의 일자리를 기계가 빼앗아갈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기업의 자동화가 지연되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태세를 바꿨다.
산업 자동화 시장은 2027년까지 연평균 9.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더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분야는 서비스와 사무 자동화이다.
숙박·음식업, 소매판매업 등 서비스업은 자동화 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노동 비용 대비 설비 도입의 수익성이 낮고 사회적 이질감이 존재하여 산업 자동화에 비해 성장이 더뎠다. 그런데 코로나19를 겪으며 식당, 호텔, 병원 등에서 키오스크는 물론 이고 방역, 배송, 청소 등의 역할을 수행하는 로봇 도입이 크게 늘었고 소비자들의 거부감도 줄었다.
게다가 월 사용료를 내고 로봇을 구독하거나 필요할 때마다 이용하는 RaaS(Robot-as-a-Service)를 제공하는 기업이 늘면서 비용에 부담을 느꼈던 중소기업, 자영업, 가정에까지 로봇의 문턱이 낮아졌다. 물류, 접객·서빙, 의료를 중심으로 한 서비스 로봇 시장은 2025년까지 연평균 22.6% 성장하여 산업용 로봇 시장 규모를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유연근무제가 자리를 잡으며 사무자동화도 가속화될 것이다. BPA(Business Process Automation)는 ERP, CRM 등 전사 프로세스 효율성 제고를 위한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발전해 왔는데 최근 확산되고 있는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RPA는 사람이 스크린에서 수행하는 단순 반복 작업을 녹화하여 그대로 앱을 작동하는 소프트웨어 봇(bot)이다. 코딩 없이 용자가 드래그앤드롭으로 특정 업무를 자동화하는 프로그램을 구성할 수 있어 팀 내에서도 바로 응용이 가능하다. 코로나19로 업무량이 급증한 병원과 백신 센터, 정부기관 등에서 활용이 증가하는 등 본격 성장의 계기를 맞은 RPA는 2028년까지 연평균 32.8% 고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19로 자동화가 가속화되면서 2030년 전 세계 1억 명의 근로자가 직업을 전환해야 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그러나 이것이 대량 실업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새로운 산업과 직업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팬데믹 종식 이후를 준비하는 투자자라면 인류를 단순 노동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줄 자동화에 주목하자.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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