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매각으로 ESG 기준 충족
네덜란드 투자금지 리스트 해제
㈜한화·한화솔루션 등 계열사
글로벌 투자유치 확대 ‘청신호’
㈜한화가 ‘비인도적 무기’로 꼽힌 분산탄 사업을 매각하면서 네덜란드 금융당국의 투자금지 대상에서 벗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해외 투자유치의 발목을 잡았던 ‘투자금지’ 꼬리표를 떼내면서 글로벌 기관투자자들로부터 투자유치가 보다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핵심 경영원칙으로 삼고 있는 한화그룹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와 ㈜한화에 따르면 네덜란드 금융감독원(AFM)은 최근 ㈜한화를 ‘분산탄 투자금지 리스트’에서 해제했다. 지난해 12월 ㈜한화가 분산탄 사업을 전격 매각한 점을 반영해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네덜란드 최대 연기금운용 기관인 APG는 ‘분산탄 업체에는 투자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한화를 투자금지 대상으로 분류해왔다. ESG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것이 주요 이유였다.
분산탄은 한 번 폭발하면 축구장 세 개 면적에 수백 개의 자탄을 쏟아내 살상무기로 꼽힌다. 인명과 시설에 무차별적 피해를 입힐 수 있어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은 분산탄을 비인도적 무기로 분류하고, 해당 사업을 하는 기업들을 투자에서 배제하고 있다.
특히 네덜란드를 비롯해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등 유럽 연기금들이 분산탄 제조기업에 엄격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한화는 자체적인 투자유치에 어려움을 겪었다. 유럽에서 태양광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한화솔루션 역시 ㈜한화가 최대주주라는 이유로 글로벌 투자유치가 순탄치 않았다.
결국 ㈜한화는 국제사회의 ESG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지난해 7월 분산탄 사업을 물적분할하기로 결정했고, 12월 말 약 78억원에 매각하면서 해당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매각 결정엔 ㈜한화 전략부문장인 김동관(사진) 사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전반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로 브랜드 가치 제고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번에 네덜란드가 ㈜한화를 투자금지 대상에서 해제하면서 김 사장의 이 같은 결정은 빛을 발할 전망이다. 네덜란드를 신호탄으로 향후 다른 국가에서도 같은 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는 지난 5월 컨퍼런스 콜에서 “분산탄 사업 매각 완료 후 최근 유럽 연기금으로부터 연락이 많이 오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밖에도 ㈜한화는 올해 이사회 내 ESG 위원회를 만들고, 주요 보직 팀장들이 참여하는 ESG 협의체를 실무조직으로 신설하는 등 ESG 경영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네덜란드의 투자금지 해제로 ESG 리스크가 해소돼 ㈜한화뿐만 아니라 다른 계열사로도 해외 투자자금 유입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 다른 국가에서도 투자금지를 해제하고 ESG 등급을 높이기 위해 해외 투자자문 기관 및 신용평가기관들과도 접촉해 논의 중이다”고 말했다. 김현일 기자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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