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아파트 매매가격 4.85% 올라
전국 세 번째…작년 한 해 상승률도 육박
3기 신도시 호재로 매매가 상승하는 분위기
전세 품귀 상황에 수요 늘며 전셋값도 뛰어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올해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3기 신도시 예정지인 인천 계양이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함께 몰리며 집값이 뛰고 사전청약 대기수요로 전셋값까지 따라 오르며 ‘3기 신도시 효과’를 누리고 있다. 3기 신도시 6곳 중 가장 먼저 지구계획 승인을 받은 데다 이달 사전청약까지 진행돼 고지에 한 걸음 다가섰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업승인을 거쳐 착공, 본 청약, 실제 입주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3기 신도시 조성의 핵심 요소인 교통망 구축도 계획 단계에 불과한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 계양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달보다 4.85% 올랐다.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13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자 작년 한 해 상승률(5.35%)에 육박하는 수치다.
같은 달 다른 지역의 상승률과 비교해도 오름세는 뚜렷하다. KB국민은행이 주택가격을 조사하는 전국 163개 지역 가운데 경기 시흥(5.47%), 인천 부평(4.92%)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인천 계양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해 1월 0.17%를 기록한 뒤 조금씩 오름폭을 키웠고 10월(0.55%) 0.5%를 넘어선 뒤 12월에는 1.13%까지 상승했다. 올해 1월 0.45%로 주춤했으나 다시 보폭을 넓히며 4월에는 3.94%, 5월에는 2.52% 오르며 인천은 물론 전국 평균을 상회하고 있다.
업계는 인프라 개선과 일자리 확충에 대한 기대감에 매매가가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중저가 아파트를 찾는 탈(脫)서울 내 집 마련 수요에 신도시 호재에 따른 투자수요까지 늘어 매도우위 시장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계양신도시 예정지 인근인 박촌동 한화꿈에그린 전용면적 84.97㎡는 지난 4일 5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해당 크기 아파트는 올해 5월 처음으로 5억원을 넘어섰는데 두 달 만에 4000만원 오른 셈이다. 올해 1월(4억1000만원)과 비교하면 1억3000만원 상승했다. 현재는 매물이 사라지며 6억원 선에서 시세가 형성돼 있다.
인근 귤현동에서도 올해 초 5억원대 초반이었던 계양센트레빌 전용 84.92㎡가 지난 5월 이미 실거래가 6억원을 기록했다.
매도물량이 크게 줄어 거래 자체가 많지는 않으나 매수 의향자가 많아 호가는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현지 중개업계는 전했다. 박촌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3기 신도시 영향으로 실수요 문의가 꾸준히 들어온다. 가격이 많이 오르긴 했는데 그래도 매물이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전했다.
전세가격도 상승세를 보였다. 서울 강서권 전세수요와 사전청약 대기수요가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KB국민은행 집계 기준 올해 초 0.17%에 불과했던 월간 상승률은 지난달 2.16%까지 올랐다. 다만 수요가 갑자기 늘어난 데 비해 전세 물건은 없어 드문 거래에 가격만 뛰는 형국이다. 주간 흐름을 살펴보면 최근 들어 오름폭이 줄었으나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귤현동 B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봄부터 사전청약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한 이사 문의가 많았다. 신도시 이슈가 부각되면서 집주인들도 가격을 높였다”고 말했다.
인천 계양은 오는 28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총 1050가구에 대한 사전청약을 받는다. 분양가는 전용 59㎡가 3억5000만~3억7000만원, 74㎡가 4억4000만~4억6000만원으로 책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