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기표(리스크 매니지먼트 코리아 대표)

배기표 대표
배기표 대표

지난 주, 평소 축구를 무척 좋아하는 아들과 함께 우리나라의 올림픽 축구경기를 보았다. 아들이 질문한다. “아빠! 왜 경기마치고 우리나라 선수는 상대방 선수가 악수하자는데 왜 싫어하는 거예요?” 또 얼마 후, 우리나라 펜싱선수의 경기를 보면서 “저 외국선수는 우리 나라 선수가 넘어지면 항상 일으켜 세워주고 걱정을 해주네요. 자기가 졌으면서도 먼저 다가가서 축하해 주구요”라며 외국선수가 한국선수와 매우 다르게 느껴지는 듯한 표현을 했다.

난 할말이 없었다. 어쩌면 대한민국 우리 모두의 모습이 상징적으로 비쳐지는 거 같았기 때문이다. 이 선수들을 키운 교육시스템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경쟁 메키니즘’의 특성을 가장 대표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릴 적부터 경쟁 가치 지향의 사회에 살고 있다. 돈, 학벌, 권력, 심지어 이제는 집까지 제로섬(한쪽의 이익과 반대쪽의 손실을 합치면 제로가 된다는 사고) 경쟁논리에 사로잡혀 있다. 남이 가지면 내가 결코 가질 수 없다는 이 논리는 어쩌면 우리 모두가 남을 무조건 앞서야 한다는 무의식적 관념을 우리 사회시스템에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물론 자본주의 사회에 경쟁은 사회발전의 촉매제가 된다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점은 협력과 배려가 결여된 경쟁은 그 지속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제 아이들에게 비경쟁 가치의 위대함을 가르쳐야 한다. ‘비경쟁 가치’란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아름다움의 가치를 말하며, 제한적인 자원을 일방적으로 취하려는 것이 아닌 각자와 고유한 역량을 발휘해 경쟁을 넘어 우리 사회를 위한 선함과 아름다움의 무한한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다. 경쟁 속의 협력을 뜻하는 코페티션(Copetition=경쟁, Competition + 협력Cooperation)의 의미도 포함할 수도 있지만, 근본적인 메시지는 내가 추구하는 개인적 가치가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선한 가치와 결합될 때, 행복과 기쁨이 담긴 진정한 개인의 발전이 이뤄질 수 있고 또 사회 공동체 구성원들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윈-윈의 경쟁논리인 것이다.

나의 사촌형은 언제나 따뜻하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것이 본인이 추구하는 삶의 가치였다. 원가분석 보다는 건강한 재료로 자신만의 새로운 맛으로 사람들에게 음식의 기쁨을 주려는 비경쟁 가치를 추구했던 형은 역설적으로 경쟁 가치에서도 좋은 결과를 만들어 냈던 것이다. 우리는 우리 사회에 비경쟁 가치를 추구하면서 오히려 결국 경쟁 가치에서도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는 일상 속의 위대한 영웅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이제는 이런 선한 가치의 위대한 힘을 반드시 교육시스템으로 녹아들게 해야 하는 것이다.

비경쟁 가치가 담긴 교육시스템의 핵심비전은 “당신이 있어 우리가 있다!”는 뜻의 아프리카 부족들의 우분투(UBUNTU)라는 ‘공동체 정신’인 것이다. 맨 먼저 도착한 사람이 바구니 속 사탕을 모두 가질 수 있는 게임에서, 다같이 손을 잡고 즐겁게 노래를 부르며 바구니를 향해 달려나가는 아프리카 아이들은 이 공동체 정신을 가슴깊이 함께 품고 있는 것이다. 공동체 정신은 사회 구성원들을 서로 존재 자체로 감사하게 만들 것이다. 서로 관심을 가지며, 열린 생각으로 서로의 어려움과 두려움을 보듬어 줄 것이다. 또 함께 협력해 우리 인류를 위한 새로운 발견을 만들어 낼 것이다. 이 ‘공동체 정신’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우리 스스로의 삶에 어쩌면 가장 깊은 자존감과 자율성 그리고 책임감을 가져다 줄 것이다. 우리 대한민국 아이들이 이제는 진정한 경쟁인 비경쟁의 가치를 배우길 소망한다. 그리고 함께하는 행복한 성장을 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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