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시의회·SH공사, 임추위 활동 연장·재공모 절차 밟을 듯

40일 이내 후임 인선 예상·기관장 장기 공백 공사 업무 차질 불가피

다주택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김현아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후보자가 자진 사퇴했다. 김현아 후보자는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글에서 "SH 사장 후보자에서 사퇴한다"며 "나를 지지하고 비판하신 모든 국민께 죄송하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달 27일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김현아 후보자. 연합뉴스
다주택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김현아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후보자가 자진 사퇴했다. 김현아 후보자는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글에서 "SH 사장 후보자에서 사퇴한다"며 "나를 지지하고 비판하신 모든 국민께 죄송하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달 27일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김현아 후보자. 연합뉴스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김현아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내정자가 지방 공기업 수장 후보로선 이례적으로 ‘자진사퇴’하자, 서울시가 후임 인선 절차를 빠르게 밟는다.

2일 서울시와 SH공사에 따르면 SH공사는 이날 오전 10시 황상하 경영지원본부장(사장 직무대행) 주재로 긴급 본부장 회의를 열어 임원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 활동 기한 연장, 1차 공모 당시 탈락자의 재응모 가능 여부에 대한 법률검토 등 재공모를 위한 세부 방안을 논의한다.

SH공사 내부에선 이번주 김현아 후보자가 취임할 것으로 예상하고 사무인계서, 업무보고서를 마련하는 등 대비했으나, 전날 후보자가 SNS를 통해 깜짝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상황이 긴박해졌다.

서울시, 서울시의회, SH공사는 새로이 임추위를 꾸리지 않고 현 임추위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임추위는 서울시 출자·출연기관 운영에 관한 조례 8조에 따라 서울시장 2명, 서울시의회(의장, 운영위원장, 도시계획관리위원장 각 1명) 3명, SH공사 이사회 추천 2명 등 각 기관이 추천한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되며, 활동 기간은 3개월 이다. 현 임추위는 5월 중순께 첫 회의를 시작해 활동 기한은 8월 중순까지다.

시가 15일 간 일정으로 공모에 착수하면 서류전형·면접·후보자 추천, 시장의 내정과 시의회 인사청문까지 한달~40일간의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후보자가 자진사퇴 의사를 밝힌 만큼 재공모 일정을 조속히 추진해서, 공석으로 오래 비워진 SH공사를 정상화시키겠다”고 말했다. SH공사는 지난 4월 7일 김세용 전 사장이 퇴임한 뒤 4개월 가까이 사장 공석 상태다.

애초 임추위는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을 지낸 정유승 전 SH공사 도시재생본부장과 김현아 전 의원 등 2인을 후보자로 추천했으며, 오세훈 시장은 김 의원을 낙점했다. 김 전 의원이 국민의힘 측에 SH공사 사장을 강력히 희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파적 인사를 선택함으로써 더불어민주당이 장악한 서울시의회의 반대와 갈등은 충분히 예견됐다. 여기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후보자가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담당하는 SH공사 대표로서의 가치와 철학이 부재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시의회 인사청문특위는 ‘부적격’ 의견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냈다.

이제껏 서울시 산하기관장 인사청문에서 ‘부적격’으로 의결된 인사가 중도에 자진 사퇴한 전례를 찾아볼 수 없다고 서울시 안팎에선 입을 모은다. 취임 후 시의회와의 협치·소통을 강조해 온 오 시장이 임명 강행이란 무리수를 던지지 않은 점은 높게 평가된다.

2011년 고 박원순 전 시장이 보궐선거에서 승리해 취임했을 당시에도 SH공사 사장 임명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있었다. 당시에도 민주당이 장악한 서울시의회측 심사위원들이 최항도 전 기조실장과 배경동 전 주택국장에게 무더기로 최하점을 줘 탈락시켰다는 의혹이 일자, 박 전 시장은 상위 평점자로서 추천된 후보 2명을 모두 부적격으로 처리해 재공모를 밟은 일이 있다.

SH공사 뿐 아니라 기관장이 공석인 서울연구원, 서울복지재단, 서울디자인재단, 서울문화재단, 서울디지털재단 등 남은 기관장 인선도 시민 눈높이에 맞는 보다 엄격한 검증이 요구된다. 더욱이 오 시장의 임기가 10개월 남짓 밖에 되지 않아 인선에 신속성을 요하는 만큼 시의회와의 조율은 필수불가결로 인식된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2일 김 후보자의 자진사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 “오세훈 시장은 이번 일을 교훈삼아 다음 번 지명할 사장 후보자는 좀 더 신중하게 심사숙고하여야 할 것”이라며 “보다 전문성을 갖추어 서울시의 공공주택 정책을 제대로 이해하고 정책을 추진해 나갈 수 있는 인물, 보다 청렴하여 서울시 주택 공급 안정을 위해 전심전력을 다 할 수 있는 인물을 지명할 것을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