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능력 취득 과정 위법성 무시돼 아쉬워”
“10년 전 스펙쌓기를 현재 업무방해로 재단”
“증거은닉 교사도 법리상 다툼의 소지 있어”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자본시장법 위반 등 총 15개 혐의로 기소된 정경심 교수에게 항소심에서도 징역 4년이 선고됐다. 정 교수 측은 “원심판결의 반복”이라며 상고 의지를 내비쳤다.
11일 정 교수의 변호를 맡고 있는 김칠준 변호사는 항소심 선고 공판이 끝난 후 서울고법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오늘 판결 자체는 결국 원심판결을 반복한 것”이라며 “대단히 아쉽고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추후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판결문을 검토하면서 상고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증거능력의 취득 과정에서의 여러 가지 위법성에 관한 모든 주장들이 다 그대로 무시된 것 같아 아쉬웠다”며 “증거능력에 관한 부분은 이 사건 유무죄를 떠나 사법 민주화, 인권 보장이란 중요한 프로세스에서 우리가 반드시 판단을 받고, 올바른 판단을 내려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는 10년 전에 입시제도 하에서 ‘스펙 쌓기’라고 하는 것들을 현재 관점으로, 그것을 업무방해로 재단하는 그 시각이 여전히 바뀌지 않았음에 답답했다”며 “지금의 잣대로써, 지금의 업무방해 법 논리로써 그대로 적용해야 되는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오늘 재판부 논리를 그 시대에 입시를 치렀던 사람들한테 랜덤으로 조사한다고 하더라도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범죄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생각은 여전히 강하게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항소심에서 기회가 주어져 집중했던 것은 공익인권법센터 관련”이라며 “5월 1일부터 15일까지 인턴 활동을 했고, 15일 국제세미나에 참석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재판부는 그날 참석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5월 11일부터 15일까지 실제로 활동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판단을 했다”며 “확인서 취지상 정말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했는데도, 이걸 허위라고 할 수 있겠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고 했다. 이어 “당시 실제상황이 어땠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고려 없이 이와 같이 판단한 것은 저희로서는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나마 항소심에서 포렌식 수사과정에서 나왔던 여러 가지 전자정보에 대한 과학적·기술적 검증을 치열하게 했고, 그걸 주장했다”며 “그런데 오늘 재판부는 그 PC가 어디에 있었는지, 또는 그 PC에서 직접 표창장이 출력됐는지 여부는 판단하지 않겠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판단하지 않은 채 나머지 사실만 가지고 해도 유죄를 인정하는데 부족함이 없다라고 했는데, 판단하지 않고 정말로 전문가적 시각에서 변호인이나 피고인 측 주장이 맞다면, 맞는 거로 결론이 난다면 과연 동일한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여전한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그나마 미공개 정보 이용 부분에서 상당한 부분들을 무죄로 변환한 판결을 한 것은 피고인에게 양형상 과도한 벌금의 감형 조건이 된 것은 다행이라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여전히 증거은닉 교사 부분은 충분히 법리상 다툼의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부장 엄상필)는 자본시장법 위반과 허위공문서 작성 등 총 15개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의 항소심 선고기일을 열고, 정 교수에게 징역 4년에 벌금 5000만원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정 교수의 이른바 ‘7대 허위 스펙’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고,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던 증거인멸 혐의 일부를 유죄로 봤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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