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동 하림부지 갈등에 감사원, 서울시에 ‘주의’ '트리거'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용역 변수, 교통영향 평가 난관 예상

市 서부트럭터미널 부지부터 전략환경영향평가 심의 시작

서울 서초구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시범단지 부지. [하림산업 제공]
서울 서초구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시범단지 부지. [하림산업 제공]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지난 5년여 동안 표류해 온 서울시 ‘도시첨단물류단지’ 조성 사업이 다시 출발선에 섰다.

서울시는 18일 감사원이 양재동 터미널부지에 추진 중인 도시첨단물류단지 조성사업 인허가 지연 등에 대한 하림의 공익감사청구와 관련해 서울시에 ‘주의’를 요구함에 따라 도시첨단물류단지 계획법에 따라 인허가 절차를 진행한다고 19일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정식으로 접수되면, 관련법 절차에 따라 후속조치에 나설 것”이라며 “아직 (시범단지)어느 곳에서도 개발계획서가 접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감사원 감사 결과의 핵심은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복합개발 계획안에 대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사전 심의를 거치지 않고, 도시첨단물류 관련 법에 따라 통합물류단지계획심의위원회 심의만 받도록 한 것이다. 그 전까지 서울시 도시계획국은 해당 부지 개발 계획도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 사항이며, ‘양재 택지지구 지구단위계획’ 고시에 따라 용적률 400%를 넘지 못한다는 주장을 펴왔다. 이는 서울시와 사전 조율하며 용적률 800%로 투자의향서를 낸 하림 측 구상과 크게 어긋나면서 하림 주주들이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하는 등 시와의 갈등을 불렀다.

하림산업이 지난해 8월 서울시에 제출한 투자의향서에 따르면 전체면적 140만㎡에 용적률 799.9%를 적용해 지상 70층·지하 7층 규모의 신개념 물류유통기반 시설을 조성하는 내용이다. ‘양재 R&D 혁신지구’를 산업 거점화하려는 서울시 요구에 따라 연구개발(R&D) 시설을 연구원 숙소 등 간접지원 시설을 포함해 전체 연면적의 40%까지 할당했다.

이번 감사원의 하림 측 입장 수용으로, 큰 고비는 넘겼지만 실제로 70층 높이의 물류단지가 도심에서 들어설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통합물류단지계획심의위원회 심의에서 의제처리 한다고 해도, 용적률과 공공기여 부분은 주요 심의 사항이며, 전략환경영향평가, 교통영향평가 등 사전 심의 문턱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어서다.

서울시 남부지역에선 양재동 하림부지와 멀지 않은 송파구 문정동 일대에 대규모 물류단지가 조성되고 있다. 일반물류단지 시설인 ‘동남권 물류단지’로 전체 56만여㎡ 면적이며, 시행사인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지난 2013년 6월에 1, 2공구를 준공했다. 이어 3공구를 포함해 올해 12월에는 전체 유통단지에 대해 준공인가가 날 예정이다.

오세훈 시장의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공약이 착수된 점은 양재 하림부지 주변 도로교통과 개발 계획에 영향을 줄 큰 변수다. 시는 지난 5월 1차 추가경정예산안에 한남대교~양재 나들목 구간을 지하화하고, 상부공간을 동서생활권으로 연결하기 위해 타당성조사와 기본계획 수립용역에 6억 원을 편성했다. 용역 결과는 내년 6월 이후 나올 예정이다.

서울시내 또 다른 도시첨단물류 시범단지인 양천구 서부트럭터미널 부지 개발사업이 먼저 속도를 내고 있다.

시는 ‘서부트럭터미널 도시첨단물류단지 조성사업’과 관련해 사업시행자가 제출한 전략환경영향평가 평가준비서에 대해 지난 13일 환경영향평가협의회를 열어 심의했다. 평가항목 등 결정내용은 8월 30일에 공표할 예정이다.

한편 하림 측은 감사원 감사 청구 당시 서울시 도시계획국의 불편부당한 업무 처리로 인해 1500억원 상당의 피해를 봤다며 소송 가능성을 언급했다. 만일 이번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하림측이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된다면 서울시 도시계획국에는 큰 파장이 예상된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