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 의원입법 규제 ‘박근혜 때 3배’

중대재해법 ‘경영자 의무 구체화’ 외면

해고자 노조가입 ‘노사불균형’ 심화

재계 요구 반영 안돼 ‘기울어진 운동장’

중대재해처벌법, 노조법, 최저 임금 등으로 인해 한국 제조업의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미국과 EU(유럽연합) 등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보호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자국산업 규제 정책을 앞다퉈 내놓으면서 산업의 경쟁력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5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는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 사이에서 통하는 ‘오잉크(OINK, Only in Korea)’라는 은어를 소개했다. 오잉크는 한국에만 있는 리스크를 뜻한다. 최근 미 국무부도 “한국은 경제규모에 걸맞지 않은 규제의 불투명, 일관성 없는 규제 해석 등이 투자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외국 투자자에게도 대한민국은 ‘규제 공화국’, ‘규제 천국’으로 기업이 경영을 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어 놓은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는 게 문제다.

이 같은 기업규제 정책은 21대 국회에 들어서면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17일 국회와 재계에 따르면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이후 국회에서 의원입법으로 발의된 규제 관련 법안은 3950여개로 박근혜정부(1313개)의 3배가량 많다. 문제는 기업인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이 안되고 있다는 점이다.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는 중대재해처벌법의 경우 경제계는 ▷경영책임자 의무 구체화 ▷경영책임자 처벌기준 완화 ▷개인 부주의 명백한 경우 면책 규정 마련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경제계의 요구안을 반영하지 않고 지난 7월 12일 시행령 제정(안) 입법예고 했다.

노동조합법 개정에 대해서도 해고자·실업자의 노조 가입 허용 등으로 노사간 힘의 불균형이 심화될 것이 우려되는 가운데 경제계는 사용자의 대항권을 강화하는 보완입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부당노동행위 제도 개선 ▷파업시 대체근로 허용 ▷사업장 점거 금지 등을 요구한 것이다.

미국과 일본은 모두 부당노동행위 자체에 대해 직접적인 형벌을 부과하지 않고 있으며 미국은 노조의 부당노동행위도 함께 규제하고 있다. 또한 미국, 일본 등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우리와 달리 대체근로를 전면적으로 제한하지는 않고 있으며 노조의 쟁의 행위시 사업장 점거를 불법행위로 규율하고 있다.

국내 사업장은 강력한 힘을 가진 노조로 인해 고용 유연화 정책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008년부터 2018년까지 분석한 결과 파업이나 쟁의로 인한 한국의 노동손실 일수는 41.8일로 일본의 172.4배에 달했다. 절대적인 노조원 수는 한국이 180만 7000명으로 미국(1492만 8000명), 일본(996만 8000명)보다 적지만 10년간 평균 쟁의 발생 건수는 한국이 100.8건으로 미국(13.6건), 일본(38.5건)을 월등히 앞섰다.

문제는 문재인 정부 들어 친노조 정책은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최저임금 상승,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기업 처벌 강화 등 노조에 유리한 정책을 잇따라 쏟아내면서 갈수록 기업의 경영 활동이 위축되고 글로벌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경제계는 경영환경의 악화와 함께 산업경쟁력, 고용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김영완 기획의정실장은 “이번 국회 들어 이루어진 중대재해처벌법, 노조법 등 노동입법들은 노동계 입장만 반영한 것이어서, 기업활동에는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며 “고용은 물론 근로시간에 대한 유연성은 꽉 막혀있는데, 어떻게 경쟁력을 갖출수 있냐는 기업들의 격앙된 반응도 많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법안들이 노동조합의 입장에서만 논의되고 추진되어서는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는 물론 우리 노동시장이 활력을 잃을 수 밖에 없다”면서 “아무도 노동조합에 브레이크를 걸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기업들의 목소리도 많다. 앞으로의 입법 논의에서는 과감한 규제 해소와 기업환경 개선을 위한 돌파구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용춘 전국경제인연합회 고용정책팀장도 “중대재해법의 가장 큰 문제는 적용범위가 너무 넓고 모호하다는 것이다”며 “중증도의 기준이 없다. 심각한 경우가 있고 며칠 입원했다가 퇴근하는 경미한 경우도 있는데 중증도의 기준 없이 단순히 병이라고 하면 필요 이상의 과잉처벌로 이어질 수 있어 기업에 부담이 될 것이다”고 우려했다. 이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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