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난도 교수·서울대 분석 국경도 없는 온·오프라인…모든상품 직구매로 연결 특정향기 음향·결합 마케팅…최첨단으로 오감만족 추구

김난도 교수와 서울대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내놓은 2015년 10대 소비트렌드 중 첫번째는 ‘결정을 하지 못한다’(Can‘t make up my mind)는 설명으로 제시한 ‘햄릿증후군’이다. 선택 과잉의 시대에 결단을 내리지 못한 채 끊임없이 망설이기만 하는 모든 소비자들의 공통된 심리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의사결정을 도와주는 큐레이션 서비스(정보과잉의 시대에 가치있는 콘텐츠를 선별해주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와 개인 컨설팅 서비스가 활성화될 것으로 김 교수는 예상했다. 햄릿증후군은 온ㆍ오프라인, 즉 백화점ㆍ할인매장ㆍTV홈쇼핑ㆍ모바일, 국경을 넘나들고 시장의 물리적ㆍ제도적 경계를 오가며 ‘직구’(해외직접구입)하는 크로스 쇼퍼들의 ‘옴니채널전쟁’과도 연관된다. 또 상품은 써보고 결정하며, 사람도 깊게 사귀지 않으며, 경험은 짧고 강하게 즐기는 ‘치고 빠지기’도 결정장애시대의 특징이다.

공간이나 브랜드와 특정 향기나 음향과 결합시키는 마케팅, 향기 방사 장치와 연결돼 특정 동작 시 냄새가 퍼지도록 한 휴대폰 어플리케이션, 더욱 정교화ㆍ첨단화ㆍ고급화되는 첨단 영상음향기기 등 오감 만족을 추구하는 ‘감각의 향연’도 내년 트렌드의 하나다. 모든 것이 회의되고 의심되는 시대는 ‘옴니채널’을 통해 증거를 확인해야 구매와 행동에 들어가는 ‘증거중독’ 현상을 낳았다.

이 밖에도 서비스로 제공되는 텀블러를 얻기 위해 커피를 소비하는 것처럼 사은품을 가지려고 본품을 구매하고 부수적인 서비스라고 생각됐던 것들이 제품과 결합해 새로운 제품군이 되는 ‘몸통 흔드는 꼬리’, ‘셀카’(Selfie)로 상징되는 ‘일상과 취향의 과시’, 명품 대신 여유와 개성, 시간을 소비하는 ‘럭셔리의 끝, 평범’, 손주 보기 대신 노년의 인생 즐기기에 골몰하는 할머니 ‘어반 그래니’(urban-granny), 젊은 예술가들과 위치기반 서비스ㆍ내비게이션이 가져온 ‘숨은 골목 찾기’ 등이 내년 10대 트렌드로 꼽혔다.

김난도 교수와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올 트렌드를 바탕으로 내년 트렌드를 예고했다. 햄릿증후군 감각의 향연 등 이 내년을 석권할 트렌드로 뽑혔다. 사진은 꽃보다 할배(위)와 영화 명량(가운데) 그리고 김보성의 의리 모습.
김난도 교수와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올 트렌드를 바탕으로 내년 트렌드를 예고했다. 햄릿증후군 감각의 향연 등 이 내년을 석권할 트렌드로 뽑혔다. 사진은 꽃보다 할배(위)와 영화 명량(가운데) 그리고 김보성의 의리 모습.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2015 한국을 뒤흔들 12가지 트렌드’는 이미 해외에서 주목받고 성공했지만 아직 국내에 상륙하지 않은 소비 시장의 새로운 사례와 흐름을 음식, 주거, 패션, 신인류, 관광, 전쟁과 재난, 정보ㆍ금융전쟁, 모바일ㆍ인터넷, 신기술, 소외계층, 마음의 힐링, 몸 치유 등 12가지 항목으로 모았다. 해외진출이나 영업을 꿈꾸고 있는 기업이나 개인, 그리고 국내에서 새로운 틈새 시장을 찾는 이들에게 유용한 전망이다.

50m 크레인 위에서 식사를 제공하는 벨기에의 요식업체, 집에서 만든 도시락을 직장인들에게 배달하는 인도의 ‘다바왈라’

, 영국이나 아시아의 것이 아닌 새롭고 현대적인 차로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캐나다의 기업의 예가 ‘음식’ 분야에서 예로 든새로운 발상 혁명이다. 특히 전세계 16억 무슬림을 공략하기 위한 ‘할랄’ 푸드 및 할랄문화에 대한 주목은 새로운 시장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할랄’은 이슬람에서 허용되는 음식을 뜻한다. 그 반대로 불결하고 금지된 음식을 뜻하는 것이 ‘하람’이다. 음식 뿐만이 아니라 문화로 확대해 전세계 무슬림 소비자들을 위한 시장을 열 수 있다는 것이 KOTRA의 분석이다.

새로운 주거 문화로는 대도시 뉴욕에 들어선 소형 아파트숲, 자투리 공간에서 여가의 중심이 된 브라질의 ‘베란다’ 등이 꼽혔다. 패션에서는 청바지를 대신한 뉴욕의 트레이닝복 열풍, 향기 대신 무취를 지향하는 일본의 냄새 비즈니스, 현대화되는 20억달러 규모의 베트남 결혼시장 등이 블루 오션의 새 가능성으로 제시됐다.

신인류, 즉 새로운 소비층으로는 미국에서 장 보는 남성을 뜻하는 맨플루언서, 몸은 어디있든 항상 휴대폰이나 컴퓨터를 끼고 살며 가상공간에 머물러 있는 중국의 ‘피아오자이족’, 손주 위해서 지갑을 여는 일본의 할아버지를 가리키는 ‘이쿠지이’, 둘째낳는 중국인들이 대표적으로 제시됐다.

관광분야에서는 일본 의료관광, 새로운 붐을 맞은 스리랑카 외식산업, 레스토랑 위크ㆍ스파 위크ㆍ커피 위크 등 소비자를 열광시킨 브라질의 ‘위크’ 등이 주목받았다. 전쟁과 재난은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는데, 미국의 재해 예방 산업이 대표적이다. 정보ㆍ금융 전쟁은 정보 보안 시장의 확대를 가져왔으며 모바일ㆍ인터넷과 신기술 분야에서는 온라인ㆍ오프라인의 결합과 3D 프린트, 로봇, 우주 개발, 만물인터넷 등을 미래의 산업으로 각인시켰다. 과테말라의 태양광 발전기, 이탈리아의 갱생 프로그램인 감옥 내 회사, 헝가리의 가난한 집시에 대한 교육 등 소외계층을 향한 사회적 배려가 오히려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 출판계에서 시작된 컬러링북 열풍이나 미국을 뜨겁게 달군 원시인 식단 등도 정신과 육체의 힐링을 지향하는 현대인들의 마음을 읽은 소비 트렌드의 결과로 언급됐다.

이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