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노조·대학노조, ‘대학 기본역량진단 가결과’ 반발

“이런 대학평가라면 즉각 폐기해야”…16개大도 항의

“모든 대학에 재정 지원될 수 있도록 교육부 입장 바꿔야”

성신여대·인하대 등도 교육부에 항의성 시위·퍼포먼스

26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인하대 대운동장에서 인하대 총학생회가 대학이 정부의 일반재정 지원대상에서 탈락한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과잠(학생 점퍼)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연합]
26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인하대 대운동장에서 인하대 총학생회가 대학이 정부의 일반재정 지원대상에서 탈락한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과잠(학생 점퍼)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최근 교육부의 ‘대학기본역량진단 가결과’에서 일반재정지원이 제외된 대학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대학기본역량진단은 ‘부실대학 낙인찍기’로 대학의 자율성을 빼앗고 교육을 왜곡시킨다는 지적이다. 이들 대학의 교직원들이 “해당 대학들에 대한 일정 규모 이상 재정 지원을 반드시 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교수노동조합(교수노조)과 전국대학노동조합(대학노조)은 27일 오전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건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반재정지원을 위한 평가 대상에 포함됐던 모든 대학에 재정 지원을 해줘야 한다”며 “(교육부가 한)이런 방식의 대학평가는 필요 없으니 즉각 폐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교육부는 대학 285곳을 대상으로 대학기본역량진단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일반대학 25곳, 전문대학 27곳 등 총 52곳 대학이 일반재정지원을 받을 수 있는 대상에서 제외됐다.

2015년부터 3년 주기로 시행 중인 교육부의 대학기본역량진단은 평가를 통과한 대학을 일반재정지원대학으로 선정해 연평균 약 48억원(전문대는 37억원)을 3년간 지원한다. 이달 말 결과가 확정되면 제외 대학들은 향후 3년간 140억원 안팎의 정부 재정 지원을 받지 못한다.

이날 회견에는 가톨릭관동대·군산대·상지대·성공회대·수원대·용인대·추계예대·한일장신대·협성대(이상 일반대학), 강릉영동대·계원예대·국제대·김포대·신안산대·전남도립대·창원문성대(이상 전문대학·가나다순) 등 탈락 대상 대학 16곳 교직원이 동참했다.

교수노조와 대학노조는 “대학기본역량진단은 기존 대학구조개혁평가와 같이 ‘부실대학 낙인찍기’로 대학을 억압하는 방식”이라며 “부실대학 낙인이 새겨지는 순간 건실한 대학들도 예외 없이 입학생 수가 급감하고 등록금 수입이 감소해 존폐 위기에 몰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학평가 결과, 부실대학과 비(非)부실대학으로 대학을 서열화해 교육을 왜곡시키고 있다”며 “대학 교육을 획일화시키고, 막강한 재정권을 쥔 정부에 대한 대학 교육 종속을 높이는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반재정지원 대상에서 탈락한 성신여대가 26일 정부에 재정지원 필요성과 대학 평가 문제점 등을 설명하는 건의문을 제출했다. 건의문 제출하는 박종수 성신여대 교학부총장. [성신여대 제공]
일반재정지원 대상에서 탈락한 성신여대가 26일 정부에 재정지원 필요성과 대학 평가 문제점 등을 설명하는 건의문을 제출했다. 건의문 제출하는 박종수 성신여대 교학부총장. [성신여대 제공]

정상화하려는 대학들의 발목을 잡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교수노조와 대학노조는 “평가 탈락 대학들 중 상지대, 성신여대, 평택대, 한세대(이상 일반대학), 김포대, 수원대(이상 전문대) 등은 과거 대학 운영자의 비리로 인해 평가에서 탈락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정상화의 길을 가는 대학에 교육부가 대학평가로 발목을 잡으려 한다”고 비판해다.

이어 “고려대와 연세대 등 대규모 비리가 드러난 대학들은 여전히 엄청난 금액의 재정지원을 받는 반면 상지대와 평택대 같은 대학이 탈락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교수·대학 노조는 “(최근 출산 감소에 따른)대학 입학생 수 급감으로 대학들의 재정위기가 심해졌다”며 “앞으로 모든 대학이 대학평가를 전면적으로 거부하는 운동을 하도록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학 자체 반발도 지속되고 있다. 평가에서 미선정된 전국 52개 대학은 26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앞으로 건의문을 제출했다.

성신여대 구성원들은 25일부터 교육부 앞에서 가결과에 항의하는 1인 릴레이 피켓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인하대 총학생회는 26일 교내 대운동장에서 진단 결과에 대한 이의 신청 수용을 촉구하는 ‘과잠(학과 점퍼)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미선정 대학이 구제받지 못하면 향후 단체행동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황인성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 사무처장은 “가장 좋은 방안은 기재부에서 대학혁신지원사업비를 늘려서 미선정 대학들도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ra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