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올해 2차 추경안에서 시설비·감리비 등 50억 삭감

지난해 배정 예산 70억 도 불용돼 시 “전면 재검토 후 추진”

오 시장 공약 ‘국가상징거리’, 제2 한강르네상스 계획 먼저

백년다리 조감도 [서울시 제공]
백년다리 조감도 [서울시 제공]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서울시가 뉴욕의 브루클린 브릿지처럼 만들겠다고 한 한강대교 공중 보행교(‘백년다리’) 조성 사업이 전면 중단될 위기다.

고 박원순 전 시장 때인 2019년 기본 구상 발표대로라면 2021년 6월 개통되어야 하지만 첫 삽도 뜨지 못한 채 올해 예산 마저 시가 전액 삭감했기 때문이다.

31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서울시가 제출한 2차 추가경정예산안에는 백년다리 조성사업과 관련한 시설비와 감리비 등 올해 사업비 50억 원이 전액 삭감됐다.

백년다리는 공사 발주 단계까지 마쳤지만, 착공에 들어가진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국가상징거리 조성계획과 연계한 광역보행체계 등 종합적인 마스터플랜 재검토를 위해 공사를 일시 정지하기로 했다”며 “현재 사업계획안과 관련 이슈를재점검해 보완·발전 방안을 마련한 뒤 재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현재로선 일시 중단이지만, 사업 자체가 중단될 가능성까지 열려 있다. 백년다리는 노들섬부터 노량진까지 한강대교 남단에 보행자 전용 다리를 공중에 놓아 시민들에게 하늘을 걷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는 구상에서 출발했는데, 발표 당시부터 구조 상 안전성 논란이 서울시 안팎에서 불거졌었다. 오세훈 시장 취임 뒤 조직 개편에서 폐지된 옛 도시재생실이 국제현상설계공모를 거쳐 당선작 선정까지 마치고, 안전총괄실로 넘겼는데 교량 전문가들 사이에선 한강대교의 아치형 구조물 사이에 보행교를 설치하는 설계에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았다.

백년다리 이미지. [서울시 제공]
백년다리 이미지. [서울시 제공]

백년다리는 아치교 사이 공중 공간에 폭 8m·길이 500m를 두는 것으로 총 사업비는 300억 원으로 계획됐다. 국제현상설계공모 등 지금까지 예산 17억 원이 들었다. 지난해에도 70억 원의 예산이 배정됐지만 실제 집행된 금액은 1억 원 가량에 그쳤다. 공사가 시작도 되지 못하면서 준공 목표 시기도 2023년 3월로 늦춰졌다.

서울시는 박 전 시장 때 완성된 노들섬 복합문화공간에 대해서도 이달부터 사업 운영 전반에 걸쳐 감사를 벌이고 있다.

노들섬 복합문화공간은 2005년 오세훈 시장이 한강예술섬(오페라하우스)을 조성하려다 5000억원이 넘는 당시로선 과도한 예산 낭비 논란을 초래, 좌초된 뒤에 500억 예산으로 대폭 축소돼 추진됐다. 준공 뒤 교도소 시설물 같다는 비아냥부터 공연 시 인근 지역 주민들의 소음 민원이 불거졌으며,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공연 중단과 함께 방문자가 감소하는 등 부진을 겪었다.

노들섬과 백년다리는 박 전 시장이 역점을 둔 도시재생 사업이다. 전면 중단까지는 아니더라도 축소나 변경으로 사업 방향이 맞춰져 있다.

서울시는 오 시장 공약의 하나인 국가상징거리 조성 사업과 관련해 용역을 진행 중이다. 국가상징거리는 광화문~서울역~용산-한강을 잇는 7㎞ 구간을 서울을 상징하는 거리로 만드는 계획으로, 이르면 내년 상반기 기본 계획안까지 수립된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