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식량가 상승에
美긴축·中헝다 사태등
원화 약세까지 부추겨
소비자물가도 고공행진
코로나19 극복을 이끌어냈던 사상 초유의 재정지출과 금융완화가 물가상승의 불길로 경제를 엄습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과 함께 미국 통화정책의 긴축 전환, 중국 헝다(恒大)그룹 사태로 원화약세까지 진행되며 물가상승의 화염을 더 키우는 모습이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8월 생산자물가지수(2015년=100)’는 110.72를 기록, 전월대비 0.4% 상승했다. 10개월 연속 오름세다. 지난 4월 9년만에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뒤 다섯달째 신기록 행진이다. 지난 2009년 11월부터 2011년 5월까지 19개월 연속 상승 기록 이후 최장 기간 상승세다. 전년동월대비론 무려 7.3% 오르면서 아홉달째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원자재 및 식량 가격 상승세가 반영됐다. ESG가 강조되면서 화석연료 관련 투자가 위축되면서 원유 등 에너지 가격은 연일 고공행진이다. 이상 기후로 농산물 작황이 타격을 받으며 식량 가격도 계속 오르는 모습이다. 이를 반영해 8월 국내 농림수산품 생산자 가격은 전달보다 0.7% 올랐고, 공산품은 화학제품, 1차금속제품 등을 중심으로 0.4% 상승했다. 가스, 증기 및 온수가격이 오르면서 전력, 가스, 수도 및 폐기물 가격도 1.1% 올랐다. 음식점 및 숙박 등이 상승하면서 서비스가격도 0.3% 높아졌다.
생산자물가지수는 국내생산자가 국내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측정하는 통계로, 소비자물가와 약 한 달 간의 시차를 가진다. 통계청에 따르면 이미 지난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6% 올라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4월부터 5개월째 2%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 달 생산자물가 상승은 이달의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당장 한국전력이 8년만에 전기요금 인상을 단행했다. 새 전기요금은 내달부터 시행된다. 음식료 등 생활물가와 밀접한 우유값도 올랐다.
국제경제 흐름도 물가 압력을 높이고 있다. 미국 및 유럽연합에서 연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예고하면서 신흥국 통화인 원화가치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원화와 동행하는 중국 위안화도 최근 헝다그룹 사태 등으로 경제불안이 높아지며 약세조짐이 뚜렷하다. 환율이 상승하면 원화로 환산한 수입물가는 더 오를 수 밖에 없다. 지난달 수입물가는 120.79로 전년 동월 대비 21.6%나 급등하면서, 2008년 12월(22.4%)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물가상승은 국내 뿐 아니라 전 지구적 현상이 되고 있다. 지난 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비 5.3% 올랐다. 1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7월의 기록 5.4%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지난 8월 영국 통계청이 발표한 물가상승률은 3.2%로, 1997년 이후 9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G20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경우 올해 3.7%, 내년 3.9%로 각각 제시, 기존 전망보다 각각 0.2%p, 0.5%p 올렸다.
성연진·서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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