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일원화 모델’ 업무에 혼선
자치업무, 경찰에 떠넘기기도
시행 100일째를 맞는 자치경찰이 국가경찰·지방자치단체와 단절되면서 활성화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 내부에서도 비슷한 불만을 공유하고 있어 제도에 대한 잡음은 여전히 지속될 전망이다.
8일 헤럴드경제가 만난 일선 경찰관들은 현재 자치경찰제가 자치경찰, 국가경찰 등 경찰 조직을 분리하지 않고 사무를 나누는 방식의 ‘일원화 모델’ 방식을 추진해 업무에 혼선을 빚고 있다고 했다. 이로 인해 국가경찰 소속이면서 자치경찰의 업무를 맡는 구조여서 예산권, 인사권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 지역경찰(지구대·파출소)의 경우 국가경찰 소속이지만 실질적으로 지자체 업무까지 도맡아 업무가 많아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감염병예방법 위반 사례를 단속하는 데 경찰력이 동원됨으로써 업무가 가중됐다고 했다.
조영균 서울 송파경찰서 직장협의회장은 “형법상 형벌에 따른 경우에만 경찰력이 발동돼야 하는데, 서울시 같은 광역단체에서 부과할 수 있는 과태료 처분에도 경찰력이 발동된다”며 “시의회에서 조례제정권을 무한 확장하다 보니 행정 자치 업무가 자치 경찰 업무로 떠넘겨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존 지자체 공무원과 자치경찰 간 복지 차이도 지적됐다. 민관기 전국경찰직협연대 대표(충북 청주흥덕경찰서 직협 회장)는 “경찰 업무는 늘어나지만 이에 따른 복지 혜택은 전혀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매년 경찰의 전국 복지포인트가 평균 60만원 정도 나오지만 각 시도 공무원들은 평균 160만원 정도 받아 100만원이라는 차이가 생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지구대와 파출소 경찰관들이 국가경찰에 소속돼 지자체에서 예산 증원이 어렵다”며 “자치경찰들의 열악한 처우 수준을 맞추기 위해 시도의회에서 조례를 제정해야 하지만 지금까지 그런 시도는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자치경찰에 대한 인사권은 시도별 자치경찰위가 갖고 있지만, 인사권 중 상당 부분이 다시 시도경찰청으로 재위임하는 경우도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민 대표는 “자치경찰위가 시도청에 인사권을 재위임하는 문제로 인해 일선 경찰관들은 승진을 위해 실질적으로 인사권을 행사하는 시도청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며 “자치경찰위와 시도청, 두 조직을 섬기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일원화로 운영되고 있는 현행 자치경찰제에 대해서 조직을 국가경찰에서 지자체의 자치경찰 소속으로 완벽히 이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 대표는 “독자적인 사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국가경찰에 있는 지구대와 파출소를 자치경찰로 이관해야 시도나 자치경찰위에 더 많은 요구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영철 기자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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