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에 다중이용시설 ‘직격탄’
문체부 피해 파악도 제대로 못해
업계·종사자 두루 만나 현안 청취
소상공인 손실보상 제외 ‘불만폭주’
매출입증 자료 확충 피해규모 산출
정확한 피해진단 제도 마련도 촉구
‘오징어게임’ 등 韓콘텐츠 히트불구
글로벌 ‘하청기지화’ 방지책도 절실
“말 그대로 거의 ‘초토화’된 상태죠.”
2년 가까이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은 문화예술, 공연, 체육계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하늘길이 막히면서 1년 넘게 개점휴업 상태를 이어가고 있는 관광산업은 말할 것도 없다. 어디나 힘들지 않은 분야가 있겠냐마는, 현장성이 생명인 문화체육관광 분야기에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여행업, 헬스장 등 소상공인·자영업자가 많은 민생 분야라 더욱 그렇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논의가 나오고 있지만 언제쯤 ‘진짜 회복’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인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이 가장 관심을 쏟는 현안도 ‘생존 대책과 생태계 복원’일 수밖에 없다.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문체위원장실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난 이 위원장은 “코로나19로 파괴된 문화체육관광업계 생태계를 조속 회복하는 것이 가장 우선된 현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상임위원장이 된 후 가장 먼저 문화체육관광분야 종사자들의 위기 극복과 생태계 지원하는 역할에 대해 정부와 협의부터 했다”며 “문화예술이나 체육 관련 행사 자체가 아예 없거나 축소됐다. 관광분야는 관광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실제 코로나19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전체 다중이용시설 32개 분야 가운데 47%인 15개가 문화체육관광 분야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정한 경영위기업종 112개 중 문화체육관광부 관련 업종이 28%(31개)다. 관련 업계는 “현실적인 생존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의 지원 대책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만큼 현장의 목소리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 위원장은 “첫째로 현장에 답이 있다”고 강조했다. 통상 ‘상임위원장’이라고 하면 국회 상임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의사진행 역할만 떠올리기 쉽지만, 그는 “날짜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바쁘게 다녔다”고 할 정도로 현장에 나갔다. 상임위원장으로 선출된 지 한 달 하고도 보름, 이 위원장은 국립중앙도서관,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의전당, 그랜드코리아레저 등의 기관을 방문하는가 하면 각종 문화예술, 체육 관련 단체와 종사자들을 만나는데 공을 들였다.
이 위원장은 “직접 가서 보니 상임위원장이 방문한 것은 처음이라는 기관들이 많더라”며 “현안을 파악하고 대안을 마련하려면 직접 봐야 알 것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문화체육관광부는 관련업계 피해 규모도 제대로 추산하지 못하고 있고, 종사자들이 얼마나 확진이 일어나는지 또 예방 접종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파악해야 하는데 전혀 모르고 있다”며 “관련 업계서 ‘문체부가 힘이 없다’는 볼멘소리를 많이 한다”고 꼬집었다.
현재 진행 중인 문체위 국정감사에서 이 위원장이 직접 질의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반적으로 상임위원장은 의사진행 때문에 국감 질의를 하지 않는다. 그는 “위원장도 상임위 위원이기 때문에 위원 활동도 충실해야 한다”며 “의원님들 질의가 다 끝나면 마지막으로 질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올해 문체부 국감에서 여행업, 실외체육시설 등 문화체육관광 분야 소상공인들이 이번 소상공인 손실보상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정부의 직접적 방역규제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외에도 집합제한 및 일부시설 이용제한 등에 따른 피해도 보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제대로 된 피해 진단을 위한 제도적 마련도 촉구했다. 이 위원장은 “현재 문체부는 관련 업계 매출액을 신한카드 1개사 자료만으로 분석해, 이를 토대로 피해규모를 추산하고 있다”며 “금융위원회, 여신금융위원회와 협의해 전업카드사 전체 자료를 통해 관련 업계 매출액 등의 자료를 받아 앞으로 감염병 사태로 인한 업계 피해규모를 제대로 산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종식 이후의 생태계 복원 대책도 중요한 지점이다. 이 위원장은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언제든지 다른 감염병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팬데믹 사태 속에서도 생태계가 파괴되지 않고 영위할 수 있는 방안을 제가 위원장으로 있을 때 꼭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이 위원장은 국내 콘텐츠 산업이 해외 공룡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의 ‘하청기지화’ 되고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최근 시장에서는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이 세계적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추가적인 이익이 발생해도 국내 제작사에 돌아가는 혜택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징어게임’의 저작권자는 넷플릭스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OTT 시장에는 또다른 공룡 OTT인 ‘디즈니플러스’가 내달 상륙을 예고한 상태다.
그는 “최근 중국 등에서 ‘오징어게임’의 불법 다운로드가 많이 일어나고 있는데, 저작권자가 넷플릭스다보니 정작 국내서는 불법 다운로드 피해규모나 적발 실적 등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앞으로 예상이 넘는 수익이 발생했을 때는 제작사와 OTT간 합리적 수익배분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제작사도 일정한 범위에서 저작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향후 상임위 운영에 대해서는 “첫째도, 둘째도 소통에 방점을 뒀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코로나19를 핑계로 소통이 잘 안이뤄지는 경향이 있는데, 사람과 사람, 기관과 기관, 국회와 정부사이 소통을 강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회가 정부에 대한 비판, 견제 기능도 있지만 대안을 제시해서 정부가 미처 생각 못한 부분을 우리가 선제적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소통과 숙의 과정이 중요한데 여야 문체위원들이 모두 참여하는 토론회를 많이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정윤희·문재연 기자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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