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故변희수 하사 전역취소 소송 관련 광고 불승인

인권위 “사회적 소수자 표현 자유 침해…체크리스트 개정해야”

국가인권위원회. [헤럴드경제DB]
국가인권위원회.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서울교통공사에 성소수자를 포함하여 사회적 소수자들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도록 광고관리규정 중 ‘체크리스트 평가표’를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날 인권위는 군인권센터의 고(故) 변희수 하사의 전역취소 소송 선고 관련 광고 게재 신청을 서울교통공사가 불승인한 것과 관련해 “성별 정체성을 이유로 광고 게재를 불승인한 것은 평등권을 침해하는 차별행위에 해당하고 표현의 자유 역시 침해하는 것”이라며 불승인 근거 규정(체크리스트 평가표)을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고 전했다.

앞서 군인권센터는 이달 7일 변 하사의 전역취소 소송 선고를 앞두고 이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고자 시민 모금을 통해 지하철역에 변 하사의 전역취소 소송 관련 광고물을 게재하기 위해 8월 9일 서울교통공사에 광고 게재를 신청했다. 그러나 서울교통공사는 이를 불승인했고, 군인권센터는 인권위에 이 사안을 진정했다.

당시 서울교통공사는 해당 진정과 관련해 “외부위원으로 구성된 광고심의위원회를 개최하였고, 8명의 위원 중 5명이 ‘소송중인 사건으로 공사의 정치적 중립성 방해 우려 문제’, ‘의견이 대립하여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사건이라는 특성’을 거론했다”며 “또 이런 내용을 담은 서울교통공사의 광고규정 ‘체크리스트 평가표’를 근거로 불승인 의견을 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서울교통공사의 광고심의위원들이 광고를 반대한 주요 근거 중 하나가 진행 중인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공사의 정치적 중립성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인데, 이 광고와 관련된 재판은 특정 정치인이나 정당 등에 관련된 것이 아니다”며 “전역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이므로 단지 행정 당국과의 소송에 연관된 광고를 게재한다고 하여 곧바로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또 광고에 ‘광고주의 의견’이라거나 ‘공사의 의견이 아님’ 등을 명시하는 것으로 서울교통공사의 정치적 중립성 논란을 해소할 수 있었는데, 그러한 고려 없이 일방적으로 광고 게재를 불승인한 것은 자의적이고 과도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인권위는 “서울교통공사의 체크리스트에는 ‘의견이 대립하여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광고를 금지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는 (이런 종류의)의견 광고의 도입 취지에도 어긋난다”며 “(이 경우) 성소수자 등과 같이 사회적 소수 집단의 의견은 사실상 제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따라서 서울교통공사의 광고관리규정의 체크리스트 평가표에서 ‘의견이 대립하여 사회적인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를 개정 또는 삭제할 필요가 있고, 가능한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점검 항목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a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