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인구도 많고 범죄가 다른 지역보다 더 많이 발생해서요.” 강남구청 관계자가 설명한 강남구에 폐쇄회로(CC)TV가 많은 이유는 간단 명료했다. 방범용 CCTV가 강북권에 비해 강남권에 많이 설치됐다는 건 이미 수차례 정치권이나 미디어를 통해 알려진 사실이다. 이를 두고 일부 정치인은 ‘안전의 빈익빈 부익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상은 강남권이 여전히 강북권에 비해 범죄 발생 건수가 월등히 높으며, 검거율은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표면의 숫자만 이용해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행태에 우려의 시선도 따른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강남구의 방범용 CCTV는 5796개로,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았다. 관악구는 4071개였으며 서초구는 3175개, 송파구는 2371개였다. 강북권은 성북구가 3081개로 가장 많았으며, 강북구 2337개, 노원구 2021개로 상대적으로 강남권에 비해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도봉구는 979개로 강남구와 6배 차이가 났다.
이와는 반대로 강북권이 더 안전지대로 집계됐다. 강북구의 지난해 전국 범죄 발생 건수는 2770건이었으며, 검거 건수는 2259건이었다. 발생 건수 대비 검거 건수비율은 81.5%로, 지난해 전국 평균 71.8%보다 약 10%포인트 높았다. 성북구는 2567건의 범죄가 발생했으며, 검거는 1947건으로 75.8%로 역시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 노원구는 3743건이 발생했으며, 검거는 2581건으로 68.9%였다. 도봉구는 2179건 발생했으며, 검거는 1490건으로 68.3%였다.
반면, 강남구는 7356건의 범죄가 발생해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았다. 검거는 5245건으로 71.3%로 전국 평균보다 소폭 낮았다. 송파구는 5410건의 범죄가 발생했고, 3544건을 검거해 65.5%, 서초구는 4601건이 발생했으며 3052건을 검거해 66.33%에 불과했다. 관악구만이 범죄 발생 5261건에, 검거 3768건으로 73.3%를 보여 전국 평균을 넘겼다.
그런데도 일부 정치권에서는 돈이 많은 강남구가 혜택을 받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한 여당 의원은 “지자체별 재정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6배의 격차가 발생하는 것은 해소돼야 할 것”이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갯수 맞추기만 하는 것이 치안에도 큰 도움을 주지는 못한다”고 설명했다. 강남권의 높은 범죄율은 많은 유동인구, 밀집된 상업시설 등에 기인한다. 지난해 강남역 승·하차 인구만 약 5200만명에 달했다.
물론 범죄 발생과 검거율은 CCTV만이 아니라 경찰인력 및 범죄유형 등 여러 변수가 작용한다. 하지만 적어도 범죄 발생이 극명히 차이 나는 상황에서 단순 CCTV 규모만으로 형평성을 맞추자고 하는 주장은 힘을 싣기 어렵다. 잊을 만하면 제기됐던 ‘CCTV 빈익빈 부익부’ 지적이 과연 합리적 문제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이유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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