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올리기가 젤 쉬웠어요! (이종인 지음, 이담북스)=‘대한민국 부동산정책의 현주소와 정책 해결책’이라는 담론을 내걸고 있지만 정작 책의 내용은 소시민의 일상생활에 밀접한 집세와 집값, 부동산세금과 중개수수료와 같은 소소한 문제를 함께 다룬다. 30여 편의 가볍지 않은 주제들이지만 읽다보면 귀에 쏙 들어올 만큼 간결하면서도 알기 쉬운 문체로 이야깃거리를 이어나간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겪고 있는 치솟은 집값과 전월세 대란에 따른 제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어보고, 누가 어떻게 집값과 집세를 올렸는지 어떤 정책이 잘못되었는지 진단하고 있다. 국민의 시선을 외면하는 정부와 정치권의 정책관을 질타하고, 집값과 전세가뿐 아니라 급등한 세금, 엇박자 공공임대 정책, 누더기 고가주택 기준 등을 다루고 있다. 이러한 현상 분석과 진단을 바탕으로 국민의 안정된 주거생활을 위한 실질적인 해법과 정책의 방향을 저자 나름의 통찰력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차기 정부가 추진해야 할 주택·주거정책의 3대 원칙과 7가지 방향을 제시하고 안전한 부동산거래 요령과 중개수수료체계 개편, 역모기지론과 주택바우처 시행방안 등을 제시한다. 덧붙여 국민의 주거행복권과 주거복지에 관한 정책적 해법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경제학과 부동산도시경제학을 전공하고 한국소비자원과 여의도연구원, 건국대와 인하대 등에서 민생경제와 소비자정책에 관한 연구와 강의를 해오고 있다. 헤럴드경제 등 몇몇 언론의 전문가 칼럼니스트로도 활동중이다.
▶잔류인구(엘리자베스 문 지음, 강선재 옮김, 푸른숲)=여성이 노인이 되면 두 개의 목소리를 갖는 듯하다. 부당하다고 따지고 싶고 화도 내고 싶지만 꾹 참고 아무렇지 않은 듯 상대방에게 맞춰주지만, 마음 속엔 자신 만의 세계를 꿈꾼다. 그게 표면화되는 건 시간문제다. 독창적인 세계관으로 평단의 이목을 끌어온 SF작가 엘리자베스 문의 대표작 ‘잔류인구’는 행성에 홀로 남기로 한 70대 여성의 반격을 통쾌하게 보여준다. 지구를 떠난 인류가 40년째 거주하는 콜로니 3245.12. 일흔이 다 돼가는 오필리아는 정착 초기부터 이곳에 살고 있다. 이곳에서 두 번의 대홍수를 겪었고 남편과 자식의 죽음을 견뎌냈으며, 살아남은 아이를 키우기 위해 헌신을 다했고, 이제 정원을 아름답게 가꾸며 여생을 보내려 한다. 그런데 콜로니 거주를 관리하는 기업 심스 뱅코프가 사업권 상실을 이유로 새 행성 이주계획을 발표한다. 젊음과 남성, 생산성, 자녀 출산력이 있는 이른바 건강한 이들은 이주우선대상이지만 생산능이 없는 늙은 여자는 이주 비용을 따로 지불하라는 명이 떨어진다. 오필리아는 자신을 늘 타박하는 아들 바르토와 못마땅한 며느리에게서 벗어날 절호의 기회로 삼고, 부당한 이주 행렬에서 벗어나 몰래 숲에 몸을 숨긴다. 오필리아에게 잔류는 가족과 사회적 의무로는 채워지지 않는 빈 곳, 온전한 자유를 채우기 위한 길이다. 잔류한 오필리아는 자신의 욕망대로 누추하고 거추장스런 옷을 벗고 비즈 목걸이로 자신을 장식하고 정원에서 직접 재배한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스스로의 규칙과 욕망대로, 자신이 주체가 된 삶을 꿈꾼다. 그런 혼자만의 행성에 외계인들이 들이닥치면서 상황은 급변한다. 이 때 오필리아의 능력이 발휘된다. 두렵고 혐오스러운 존재로 여기던 두 개체가 소통하며 공동체를 형성하는 과정은 쓸모와 혐오, 소통의 문제에 대한 작가의 시선을 보여준다.
▶히든 해빗(크레이그 라이트 지음, 이경식 옮김, 청림출판)=천재라 불리는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아인슈타인은 모범생이 아니었고, 베토벤은 심지어 곱셈을 할 줄 몰랐다. 피카소는 4학년 때 수학시험에 낙제했으며, 스티브 잡스의 고등학교 내신점수는 2.65에 불과했다. 예일대 음악대학장 라이트는 수십년간 과거와 현재의 천재들의 특성을 탐구했다. 그가 학부에서 강의한 ‘천재 강좌’는 음악과 심리학을 결합해 천재성을 파헤친 것으로, 예일대 인문학 강의 중 최고의 인기프로그램으로 꼽힌다. 중국 내 온라인 강의 톱4를 차지할 정도로 세계적으로도 인기다. 책은 그의 천재 강좌를 엮은 것으로 천재에 대해 갖고 있는 편견과 오해, 천재라 불리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습관을 들려준다. 그에 따르면 천재냐 아니냐는 시대와 환경, 문화에 따라 달라진다. 반면 천재를 만드는 힘은 시간을 초월해 늘 같다. 저자는 천재를 만드는 가장 큰 원동력으로 독창성, 즉 오리지널리티를 꼽는다. 천재는 변화가 다가오는 것을 바라보고 가장 먼저 움직인다, 그리고 독창적인 생각으로 세상을 뒤흔드는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IQ나 재능, 그릿, 운 같은 것과 천재성은 거리가 있다. 천재성은 그보다는 상상력이나 호기심, 그리고 열정 같은 개인적 자질에 의해, 즉 행동적 특성에 따라 발현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지능지수와 교육, 재능 등이 과대평가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천재가 될 가능성을 높이고 싶다면 대도시나 대학교가 있는 곳으로, 즉 인재들이 모이는 곳으로 이사하라는 실질적인 조언은 ‘맹모삼천지교’를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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