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개발시대 주도권 쟁탈전

누리호 발사 계기...우주로 향한 문 열어

日·中·인도 등과 기술격차 최소화 숙제

내년 美 ‘팰컨-9 로켓’ 활용 궤도선 발사

1년간 달 주위를 돌며 지형관측·정보수집

2030년 누리호 발사체로 달 착륙선 발사

달 궤도선과 달 착륙선 임무 상상도
달 궤도선과 달 착륙선 임무 상상도
지난달 26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지난달 26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한 우주발사체 ‘누리호’가 지난달 26일 우주로 가는 문을 열기 위해 힘차게 비상했지만 성공까지 단 한걸음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첫 번째 발사에서 고도 700㎞까지 누리호가 이상 없이 올라갔다는 점에서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누리호는 내년 5월 예정된 2차 발사에서 재도전에 나서게 된다. 누리호 2차 발사로 우주로 가는 문(門)을 여는 것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문(Moon)으로 진입하기 위한 과제도 산적해 있다.

국내 우주개발계획에 따르면 2022년 달탐사 궤도선을 보내고, 2030년 누리호 발사체를 통해 달 착륙선을 보낸다는 계획이다.

물론 미국의 아폴로 11호처럼 사람을 달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무인 탐사선을 보내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구 저궤도와 정지궤도에서 인공위성을 운용하고 있지만 그 이상의 궤도로 우주선을 보낸 적은 없다. 그동안 쌓아 온 인공위성 기술을 바탕으로 달 탐사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70% 가량 확보한 상태다.

하지만 심우주통신, 심우주항법 등 지구 궤도를 넘어서는 우주 탐사에 필요한 새로운 기술들은 새로 개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 NASA와 긴밀한 협력을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의 달 탐사 도전은 아시아권 경쟁국들과 비교하면 늦은 편에 속한다. 일본은 일찌감치 지난 2007년 달 탐사위성 ‘셀레네’를 발사했고, 이듬해에는 인도가 달 궤도선 ‘찬드라얀 1호’의 발사에 성공했다. 중국 역시 2007년과 2010년 두 차례의 달 궤도선 발사에 이어 2013년 12월 ‘창어3호’를 통해 착륙선 ‘위투(玉兎)’를 월면 위에 올려놓으며 달 착륙에 성공한 3번째 국가가 됐다.

국내 우주전문가들은 한국형 달탐사 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해 이들 3개국과의 기술격차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격차가 더 심화되면 자칫 미국, 유럽, 러시아 등 우주강국과의 국제협력 기회마저 잃어버려 우주탐사 무대에서 완전히 도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달 탐사의 성공으로 심우주 탐사의 전진기지이자 우주탐사기술 검증의 테스트베드를 확보할 수 있다. 나아가 막대한 경제적·산업적 파급력을 발휘한다. 달은 희토류와 헬륨3 같은 고부가가치 자원의 보고인 만큼 달 탐사는 곧 미래 우주 자원개발 경쟁의 주도국으로 나아가는 첩경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주전문가들은 “인공위성 기술의 고도화에 따른 수출시장 확대와 우주발사체 시장 진출 등 중장기적으로 우리가 누릴 수 있는 메리트가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내년 8월 미국 스페이스X사의 팰컨-9 로켓을 활용해 달궤도선(KPLO)을 발사할 예정이다. 총중량 678㎏에 달하는 달궤도성에는 고해상도카메라, 광시야편광카메라, 자기장측정기, 감마선분광기, 우주인터넷기술검증탑재체, NASA 과학탑재체(쉐도우캠)을 탑재한다. 약 1년간 달 주위를 돌며 지형관측과 착륙선 착륙지점 정보 수집, 우주인터넷 기술 검증 실험 등을 수행하게 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고해상도카메라는 달 표면의 착륙후보지 광학 촬영, 광시야편광카메라는 달 표면의 편광 영상 획득을 통한 달 표면 편광지도 제작, 자기장측정기는 달 기원 규명을 위한 자기장 세기 분포 측정, 감마선분광기는 달 표면을 구성하는 주요원소 및 미량원소 지도 작성, 우주인터넷 검증탑재체는 심우주 탐사 시 지구와 탐사선 간 안정적 통신 확인을 담당한다.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그 동안 달궤도선 개발에 기술적 어려움, 일정 지연 등 많은 문제가 있었지만, 새로운 달 전이궤적 등을 자체 기술로 설계하고 개발일정을 단축함으로써 남은 연구개발은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달궤도선 발사 성공과 함께 2030년 달에 착륙선을 보내는 것이 한국형 달탐사사업의 최종 목표다.

달탐사 착륙선은 달 표면에 직접 착륙해 탐사활동을 벌여야 하기 때문에 달에서의 착륙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달 착륙선은 누리호 발사체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무게는 550㎏ 이하여야 한다. 특히 달 표면은 14일간은 태양이 비추는 낮이지만, 15.5일은 밤시간이므로 1년간의 임무수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고성능 배터리 등의 전력확보도 필요하다. 특히 달 착륙선 주변을 탐사하는 소형급 무인탐사로봇을 추가하려면 이에 대한 별도의 기술개발도 필요하다.

또 달에서 다시 이륙하는 기술과 달 주변을 돌고 있는 귀환선과의 도킹기술, 그리고 지구대기권을 뚫고 재진입하는 기술이 요구되기 때문에 달 궤도선과 달착륙선에 적용됐던 기술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기술개발이 요구된다.

착륙선이 달 표면 안착에 성공하면 지질과 열유량 조사, 지진계를 이용한 내부구조 분석 등의 임무가 부여된다. 이렇게 2단계까지 성공했을 경우 착륙선 또는 탐사로버가 채집한 달의 암석이나 토양 샘플을 지구로 가져와 직접 연구·분석하는 것이 달 탐사의 궁극적 지향점이라 할 수 있다.

김대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달탐사사업단장은 “그동안 달 궤도선 개발 관련 기술적 어려움과 일정 지연 등 많은 문제가 있었지만 궤도변경으로 답을 찾았다”라며 “현재 궤도선 조립을 마치고 열진공시험, 환경시험 등을 내년 상반기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달 착륙선은 오는 2030년 발사를 목표로 초기설계 준비에 나선 상태”라고 덧붙였다.

구본혁 기자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