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급등하는 휘발윳값으로 시름이 깊다. 17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의 한 주유소 앞에 유종별로 갤런당 5달러를 넘나드는 가격이 표시돼 있다. 캘리포니아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미국 안에서도 가장 높은 4.682달러를 찍었다. 미국 전역의 평균 가격은 3.4달러 수준이다. 모두 2014년 이후 최고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날 사실상 ‘휘발윳값과 전쟁’을 선포한 배경이다. [AFP]
미국 경제가 급등하는 휘발윳값으로 시름이 깊다. 17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의 한 주유소 앞에 유종별로 갤런당 5달러를 넘나드는 가격이 표시돼 있다. 캘리포니아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미국 안에서도 가장 높은 4.682달러를 찍었다. 미국 전역의 평균 가격은 3.4달러 수준이다. 모두 2014년 이후 최고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날 사실상 ‘휘발윳값과 전쟁’을 선포한 배경이다. [AFP]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내 치솟는 휘발윳값을 잡으려는 차원에서 석유·가스업체의 불법행위가 있는지 조사하라고 연방거래위원회(FTC)에 17일(현지시간) 촉구했다.

ABC방송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리나 칸 FTC 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내 “석유·가스회사의 비용은 감소하는데 주유소 휘발윳값은 여전히 높다”면서 “FTC는 불법행위가 주유소에 가는 가족에게 피해를 주는지 여부를 고려할 권한이 있다. 즉시 그렇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FTC는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와 유사하게 독과점·불공정거래 행위를 조사할 권한이 있다. 위원장은 미 대통령이 임명하지만, 독립기관이어서 바이든 대통령은 ‘촉구’ 등의 단어를 쓴 것이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 전국 평균 휘발윳값은 이날 현재 갤런당(1갤런=3.79ℓ) 3.4달러다. 1년 전 2.1달러였던 것과 견주면 62% 가량 올랐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지수 자료에선 휘발윳값은 전년 동월 대비 49.6% 상승했다. 경제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휘발유 수요는 느는데 공급이 제한된 탓에 가격이 201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사실상 ‘휘발윳값과 전쟁’을 선포한 건 그의 경제운용에 대한 대중의 시선이 싸늘해져서라는 분석이다.

ABC는 최근 워싱턴포스트(WP)와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0%가 미 경제를 부정적으로 평가했고, 38%는 ‘나쁜 상태’라고 답했기 때문에 휘발윳값 고공행진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큰 정치적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올해 초 휘발유 시장의 불법행위 여부를 조사하도록 FTC에 주문한 바 있고, 이로 인해 석유업체 합병에 대한 FTC의 감독이 강화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서한에서 지난달 정제되지 않은 휘발유 가격은 5% 이상 하락했는데,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3% 올랐다며 이를 ‘설명이 되지 않는 차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최대 석유·가스회사는 2019년 이후 순이익이 거의 두 배 늘어나고 있고, 올해와 내년 수십억달러의 자사주매입과 배당금 지급 계획을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CNBC 등은 엑손모빌과 셰브론을 겨낭한 대목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열심히 일하는 미국인이 반경쟁적이나 잠재적으로 불법행위 때문에 기름에 더 많은 돈을 내는 걸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석유·가스 시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FTC가 더 자세히 조사하고, 위법행위를 발견하면 모든 수단 동원하라고 했다.

[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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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업계는 반발했다.

프랭크 마키아롤라 미국석유협회(API) 선임 부사장은 “이건(바이든 대통령의 주문) 현재 일어나고 있는 근본적인 시장 변화를 감안하지 않은 것이고, 어려운 상황을 악화시키는 경솔한 정부 결정”이라면서 “매일 규제받는 시장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거나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원유 증산을 호소하기보다 미국산 석유, 천연가스의 안전하고 책임있는 개발을 장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BC는 바이든 대통령이 가격 급등 완화를 위해 전략비축유를 활용할 계획인지를 놓고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hong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