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국 등과 협력한 전략비축유 방출을 이르면 23일(현지시간) 발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한국·일본·인도와 공동 발표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가 속한 비(非) 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 OPEC플러스(+)가 원유 생산을 늘리라는 미국 등의 요청을 거부하자 유가 억제를 위해 이례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상황은 유동적이지만 미국은 3500만배럴 이상을 방출하는 안을 고려하고 있다. 미국의 전략비축유량은 세계 최대 규모인 7억2700만배럴로 알려져 있다.
미 백악관 측은 비축유 방출 관련 결정된 건 없다면서도 다른 국가와 접촉하고 있으며 원유 가격을 낮추기 위한 다양한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은 휘발윳값이 갤런당 평균 3.41달러로 1년 전 대비 60% 이상 오르며 2014년 이후 최고치를 찍는 등 고(高) 인플레이션의 주범이어서 지지율 하락을 걱정한 조 바이든 행정부가 가격인하를 위해 여러 안을 저울질해왔다.
‘인플레이션과 전쟁’을 치러야 하는 바이든 대통령은 23일 경제와 물가 대책 등과 관련한 연설을 할 예정이다.
인도 정부는 이날 비축유 재고 공개 시기와 양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일본·중국과 같은 주요 소비국과 조율된 조치가 될 거라고 밝혔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도 미국과 같은 국가와 협력해 비축유 방출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도 미국의 제안을 받은 뒤 일부 비축유 방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진행한 최근 화상 정상회담에서도 이 사안을 거론했다고 알려진 상태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전략 비축유는 2억배럴 수준으로 추정된다. 한국은 9700만배럴(8월말 기준)로 파악된다.
블룸버그는 주요국의 조율된 비축유 방출은 미국의 외교적 승리이자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 등 산유국에 도전이 될 거라고 봤다. OPEC+는 12월 원유 생산량을 크게 늘리라는 미국의 요청을 거부하고 하루 40만배럴 증산 방침을 고수한 바 있다.
OPEC+는 비축유 방출 발표 임박 소식에 세계 에너지 시장 장악을 위한 싸움이 시작될 거라고 경고하는 등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OPEC+의 대표들은 “최대 원유 소비국의 재고에서 수백만 배럴을 방출하는 건 현재 시장 상황을 봤을 때 정당화할 수 없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신경전이 지난해 초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원유 가격 전쟁을 벌인 후 가장 큰 파국이 될 수 있다고 봤다.
RBC캐피털마켓의 헬리마 크로프트 수석상품전략가는 “이런 움직임은 원유를 둘러싼 포커게임의 지분을 높이고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간 양자관계에 새로운 긴장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셉 맥모니글 국제에너지포럼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에서 “원유 소비국이 비축유를 내놓거나 코로나19 팬데믹이 악화하면 OPEC+가 원유 생산량 증가 계획을 변경할 수 있다”고 말했다.
OPEC+는 다음달 2일 회의를 열어 내년 1월에도 하루 40만배럴 증산을 유지할지 논의할 예정이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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