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는 이달 초 50가지 이상의 업그레이드 내용을 발표했다. 지난 5월 발표했던 100가지 이상의 업그레이드까지 모두 합치면 올 들어 150개가 넘는다. 올해 에어비앤비에서 이뤄진 업그레이드는 약 48시간에 한 차례씩 이뤄진 셈이다.
에어비앤비가 이렇게 서비스 혁신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는 ‘여행의 혁명’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주거와 업무, 여행 사이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나타나고 있는 새로운 트렌드는 여행의 혁명을 이끌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2년째 겪으며 나타나고 있는 여행의 회복은 여행의 혁명과 함께 나타나고 있다.
팬데믹을 겪으면서 사람들의 삶의 방식은 크게 바뀌었다. 회사에 출근하고 퇴근하는 일은 이제 더는 당연한 일이 아니다. 팬데믹이라는 상황은 비대면 환경의 필요성을 확산시켰고, 원격근무기술을 바탕으로 어디서든 일할 수 있게 됐다.
이 변화는 단순하지 않다. 회사가 아닌 집에서 일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은 그 집이 어디에 있는 어떤 집이냐를 문제 삼지 않게 됐다는 것도 의미한다. 즉 여행지의 숙소도 잠시 동안은 나의 집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여행지의 숙소를 집으로 삼아 일할 수 있는 상황이 확대되면서 업무(work)와 휴가(vacation)를 더해 만든 합성어인 ‘워케이션’이라는 단어가 만들어졌다.
최근 에어비앤비 의뢰로 지난 10월 유고브(YouGov)가 한국인 103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은 팬데믹 이후의 출장은 단순히 일을 위한 여행으로만 보지 않고 원격으로 일하는 동시에 재미를 위한 여행으로도 여기고 있다고 응답했다.
최근 아마존, 포드모터컴퍼니,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프록터앤드갬블 등 세계적 기업이 원격근무를 선택하며 업무유연성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는 이런 회사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팬데믹을 거치며 나타난 이 변화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이 변화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다. 지난 달 메리엄-웹스터 사전은 ‘디지털 노마드’라는 단어를 새로 추가했다. 이 단어에는 ‘여행하면서 자신의 업무를 완전히 인터넷으로만 수행하는 사람’이란 설명이 붙어 있다. 원격근무가 촉발한 새로운 트렌드는 사전에 추가될 정도로 이미 일반화된 현상이 된 셈이다.
원격근무가 만들어낸 눈덩이는 예상보다 길어진 팬데믹 속에서 몸집을 키워왔다. 그리고 이제는 업무와 주거, 여행이 서로 뒤섞이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바로 이 현상이 나타나는 최전선에서 소비자들의 새로운 니즈를 직면하고 있다. 줌과 같은 기술이 집에서 일할 수 있게 해줬다면, 에어비앤비는 어떤 집에서든 일할 수 있게 해주고 결국 어디에서든 살 수 있게 만들어 줬다.
사람들은 이미 에어비앤비에서 살고 있다. 지난 3분기 에어비앤비 예약의 20%는 한 달 이상의 숙박으로 채워졌고, 절반 가까이(45%)는 일주일 이상의 숙박이었다. 지난해에는 10만명 이상의 게스트가 에어비앤비에서 3개월 이상 머무르며 그야말로 ‘어디에서나 살아보는(Live Anywhere)’ 경험을 하고 있었다. 이 같은 거대한 트렌드의 변화에 공명한 에어비앤비는 명실공히 시장의 주류로 떠올랐다. 지난 9월 말에는 누적 10억번째 게스트를 맞기도 했다.
사람들이 현재 나타나고 있는 현상을 힌트 삼아 미래를 예측해보려고 애쓰는 이유는 변화하는 트렌드로부터 혜택을 얻기 위해서다.
앞서 언급한 설문조사에서는 이런 대목도 나온다. 한국인 응답자 10명 중 7명 이상은 ‘공유숙박에 대한 선택권이 늘어난다면 국내여행을 더 많이 다닐 것’(72%)이며, ‘공유숙박에 대한 선택권이 늘어난다면 해외에서 들어오는 관광객 역시 늘어날 것’(71%)이라는 데에 동의했다.
시장의 주류로 떠오른 새로운 방식에 대한 포용적 자세는 ‘한국 관광의 재건’이라는 혜택으로 돌아올 것이라 믿는다.
스티븐 리우(Steven Liew) 에어비앤비 아시아태평양 정책총괄 디렉터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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