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

백인 남성, 주류 팝 위주의 보수적 분위기 여전

수상 가능성은 높아져…“‘버터’는 올해 최고 히트곡”

2021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erican Music Awards)’에서 ‘올해의 아티스트’를 수상한 후 퍼포먼스 무대를 갖는 방탄소년단 [로이터]
2021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erican Music Awards)’에서 ‘올해의 아티스트’를 수상한 후 퍼포먼스 무대를 갖는 방탄소년단 [로이터]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이 지난 5월 공개된 ‘버터(Butter)’로 미국 최고 권위의 시상식 그래미 어워드(Grammy Awards)에서 2년 연속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에 올랐다. 이번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erican Music Awards)’에서 ‘올해의 아티스트’를 수상하며 후보 발표 전까지 기대가 모아졌던 ‘제너럴 필즈’ 후보에는 오르지 못해 ‘그래미의 벽’을 실감했다.

그래미 어워드를 주관하는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는 24일(한국시간) 이러한 내용이 담긴 제64회 그래미 어워드 후보군을 발표했다. 방탄소년단은 이날 ‘2022 그래미 어워드’의 ‘얼터너티브 뮤직 앨범(Alternative Music Album)’ 부문 후보 발표자로 나서기도 했다.

그래미 어워드는 올해 총 86개 부문을 시상한다. 그 중 ‘올해의 앨범’,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 ‘신인상’ 등을 4대 본상으로 분류하며 이를 ‘제너럴 필즈’(General Fields)로 부른다. 그래미 어워드의 후보 발표 직전까지 국내외 대중음악계에선 방탄소년단의 ‘제너럴 필즈’ 입성 가능성에 청신호를 켰다.

방탄소년단 [Getty Images/AFP]
방탄소년단 [Getty Images/AFP]

미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그래미 어워드의 후보는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 중 투표권이 있는 회원 1만 1000여 명의 투표로 선정한다. 방탄소년단과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의장도 각각 투표 회원과 전문가 회원 자격으로 투표할 수 있다. 특히 대중성이나 상업적 성과는 물론 다른 시상식과 달리 음악성에 더 큰 중점을 두고 후보를 지명하고 수상자를 선정한다는 점에서 권위와 차별성을 인정받고 있다.

‘백인 남성’, ‘주류 팝시장’ 위주의 시상을 해온 그래미는 그간 보수적, 배타적 시상식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뛰어난 음악적 성취를 가지고도 고배를 마신 아티스트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7년 최고의 ‘팝 디바’ 비욘세는 ‘레모네이드’로 세계적 인기를 모았으나, 영국 출신 백인 가수 아델에게 밀려 수상하지 못했다. 당시 미국 네티즌들은 온라인에 ‘너무 하얀 그래미상’(GRAMMYsSOWHITE)이라는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을 올리며 그래미를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해를 풍미했던 더 위켄드가 당시 시상식에서 단 1개 부문의 후보에도 오르지 못하고 외면을 받자 보이콧을 선언하기도 했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그동안 그래미 어워드는 흑인음악, 라틴팝 등 백인들의 음악 이외의 장르에는 합당한 시상을 하지 않았다”라며 “최근 이러한 비판을 받아들이며 여성, 유색인종, 어린 연령대의 선정단을 대거 영입하며 다양성을 추구했으나 결과로 두드러지는 측면은 드물었다”고 설명했다.

방탄소년단에게도 그래미 본상으로 가는 벽은 높았다. 방탄소년단이 후보에 오른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는 그래미 팝 장르 세부 시상 분야 중 하나로, 2012년 신설됐다. 듀오 또는 그룹, 컬래버레이션 형태로 팝 보컬이나 연주 퍼포먼스에서 뛰어난 예술적 성취를 거둔 뮤지션에게 준다. 방탄소년단은 이 부문에서 콜드플레이, 도자 캣, 토니 베넷·레이디 가가, 저스틴 비버·제니 블랑코와 경쟁하게 됐다.

방탄소년단의 경우 지난해 시상식에서 아시아 가수 최초로 이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트로피는 레이디 가가·아리아나 그란데에게 양보했다.

올해는 수상 가능성에도 기대가 높다. 지난 22일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대상 격인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Artist Of The Year)를 비롯해 ‘페이보릿 팝송(Favorite Pop Song/Butter)’, ‘페이보릿 팝 듀오/그룹(Favorite Pop Duo or Group)’ 등 후보에 오른 3개 부문을 석권했다. 또한 ‘2021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도 ‘톱 셀링 송(TOP SELLING SONG)’, ‘톱 송 세일즈 아티스트(TOP SONG SALES ARTIST)’, ‘톱 듀오/그룹(TOP DUO/GROUP)’, ‘톱 소셜 아티스트(TOP SOCIAL ARTIST)’ 등 노미네이트된 4개 부문을 모두 수상했다. 이제 ‘마지막 관문’인 그래미에서의 수상 소식을 전하면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을 모두 석권, K팝의 새 역사를 쓰게 된다.

정민재 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은 올 한 해의 성과를 놓고 봤을 때 빌보드 ‘핫100’ 1위 빈도 등 객관적 수치 면에서 ‘제너럴 필즈’ 부문 후보에 오르지 못할 이유가 없을 만큼 가장 큰 히트를 기록했으며, ‘버터’는 부정할 수 없는 올해 최고의 히트곡이다. 그런 만큼 지난해보다는 낙관적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