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지’ 호남서 진정성 보일 카드로 거론
김동철·박주선·이용호·주승용 등 ‘주목’
박수영 “호남 총리후보 지명 화룡점정”
“진정성 없으면 역풍...조심해서 다뤄야”
국민의힘에서 내년 대선 전략으로 ‘호남 총리론’이 차츰 부각되고 있다. 보수 진영의 험지로 꼽히는 호남에 ‘진정성’을 보일 수 있는 실체가 있는 카드라는 점에서다.
국민의힘 안에서는 외연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호남 총리론을 고심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 나온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양대정당 간 박빙 승부가 예상된다. 우리 당이 ‘호남 소외’ 프레임에 갇힌다면 선거 분위기는 급속도로 나빠질 수 있다”며 “윤석열 대선 후보는 충청, 우리 당은 영남과 연이 깊다. 이런 가운데, 우리가 호남에 대해 진심을 보이려면 호남 총리론 등의 방안도 고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그는 “다만 진정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역풍을 맞을 수 있으니 조심히 접근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 차원에서 호남 총리 후보를 특정해 미리 지명해두자는 주장도 나온다.
부산 남구갑을 지역구로 둔 박수영 의원은 “(국민의힘은)그동안 자매결연, 수해복구 봉사 등 호남 동행에 공을 들여왔다”며 “화룡점정으로 호남 총리 후보 지명이 필요하다. 단 인품과 능력이 있는 분(이어야 한다)”이라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전날 서울 서초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열린 재경 광주·전남향우회 정책간담회에서 “제가 대통령이 되면 ‘호남 홀대론’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키도 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호남 총리론이 호남 공략을 넘어 전체 선거 구도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자체가 대탕평과 국민통합에 대한 의지 표명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9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현재 당 선대위에 합류한 호남 출신의 중진급 인사는 김동철·박주선 전 의원이다. 김 전 의원은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장, 박 전 의원은 국회부의장을 역임했다. 모두 4선 출신이다. 최근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용호 의원(재선)도 지역구는 전북 남원·임실·순창이다.
호남 출신의 인재풀을 더 넓혀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국회부의장을 지낸 주승용(4선) 전 의원이 거론된다. 전남 출신의 주 전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했다. 주 전 의원도 윤 후보를 눈여겨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호남 총리론과 관련해선 당 내 서울·수도권과 강원권 등 인사들이 ‘역차별’을 내걸고 미온적 태도를 보일 수 있다. 호남 총리론 자체가 호남 유권자들에게 “표몰이용 책략”으로 비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야권 관계자는 “선거공학적으로 보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아직 선대위 차원에선 전혀 논의된 바 없는 사안”이라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지난 2015년에도 호남 총리론을 주장했다.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는 4·29 재보궐선거가 열리는 광주 서구을 유세 현장에서 “전라도 사람을 총리로 시켜주기로 대통령에게 부탁한다”고 깜짝 선언했다. 당시 당 안팎에서는 “호남에 대한 예우”, “지역감정 조장” 등 의견이 분분했다. 이원율 기자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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