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물류비 인상 빌미 잇달아 가격 올려
지난해부터 ‘집콕 특수’로 이례적 호황 누려
“인상 요인은 즉각 소비자 전가” 비판 거세
집콕스트레스를 덜어줬던 ‘집꾸(집 꾸미기)’가 소비자들을 배신했다. 가구 가격이 최근 총체적으로 인상되면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집꾸가 오히려 스트레스가 되고 있다.
현대리바트는 이달 들어 소파와 침대 등 가정용 가구제품 가격을 평균 5% 인상했다. 지난 4월 목재가구 가격을 평균 3~5% 인상한 데 이어 올해 두 번째로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
한샘도 지난 3월 부엌가구 값을 5% 올렸고, 4월에는 침대와 책상 등의 가격을 2~5%가량 인상했다. 퍼시스 계열사 일룸은 평균 5.9% 올렸다. 시몬스는 올해 3차례에 걸쳐 품목별 10% 내외로 인상했고, 에이스침대도 올해 8~15% 올린 가격을 공지했다. 씰리침대도 지난 3월 매트리스 일부 제품값을 2~6% 올린 데 이어 7월엔 평균 6% 정도 올렸다.
가구업계는 최근 글로벌 경제를 덮친 원자재·물류난으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항변한다. 싱크대, 신발장, 붙박이장에 주로 쓰이는 원자재인 PB(파티클보드)의 올해 가격은 2018년 대비 60%가량 올랐다는 게 업계의 주장. 에이스침대는 4년 만의 가격 인상이고, 근래 10년 중 가격 인상이 있었던 것이 단 2번뿐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올해 안에 2~3번 가격을 올린 업체들에 비하면 가격 인상폭이 작은 셈이다.
러시아산 제재목은 올해 전년보다 65% 올랐다. 가구를 포장하는 비닐류 등 석유화학제품도 가격이 50~100%가량 상승했고, 최근에는 글로벌 물류대란으로 운송비 부담도 커졌다. 전년에 비해 올해 운송비가 100%가량 올랐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잇단 가격 인상에 대해 원자잿값, 운송비 인상 등의 리스크를 경영효율화를 통해 풀지 않고 곧바로 소비자에게 전가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무엇보다 가구업계는 지난해부터 코로나19 확산으로 집콕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집꾸 열풍에 따른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려왔다.
업계 1위인 한샘은 지난해 매출이 2조675억원으로 전년보다 21.7% 늘었고, 영업이익(931억원)은 66.8%, 당기순이익(668억원)도 56.4%나 증가했다. 리바트 역시 지난해 매출액(1조3846억원)이 전년 대비 11.9%, 영업이익(372억원)은 55.6% 늘었다. 일룸은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액이 5406억원이다. 2019년 매출 2396억원에 비해 125.6% 증가한 셈. 영업이익도 연결 기준으로 보자면 413억원으로, 2019년 155억원에서 166.5%나 증가했다. 원자잿값과 물류비 인상을 호소하는 올해도 호실적 랠리는 계속됐다. 한샘의 올해 3/4분기 누적 매출은 1조657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4% 늘었다. 영업이익(755억원)도 18.9%, 순이익(613억원)은 32.1% 증가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기업 대부분이 가격 인하 요인이 있을 땐 이를 반영하지 않다가 인상 요인이 발생하면 즉각 반영한다. 소비자들은 요인별로 가격 인상폭이 적정한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현정 기자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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