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전날 “전두환 경제 성장” 발언에 ‘말 바꾸기’라며 비판

‘전두환 공’ 역풍에 이재명 “진영 논리 빠져 사실 부정하면 안 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2일 경북 김천시 추풍령휴게소 경부고속도로 기념탑을 방문하고 있다. 추풍령휴게소는 대한민국 고속도로 제1호 휴게소로 기념탑은 경부고속도로 서울~부산 중간에 위치하며 박정희 정권의 성과로 기록되는 경부고속도로 건설사업의 상징이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12일 자신의 '전두환 경제 성과' 발언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너무 진영 논리에 빠져 사실 자체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경북 김천 추풍령 휴게소의 경부고속도로 기념탑을 방문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병폐가 흑백논리, 진영논리"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후보는 "전두환 씨는 제 인생을 통째로 바꿀 만큼 엄청난 역사적 중대범죄를 저지른 용서 못할 사람"이라며 "지금도 저는 공소시효 등 각종 시효 제도를 폐지해서라도 처벌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그 사람을 결코 용서하거나 용인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도 "그런데 최근 나오는 논의들을 보면 너무 진영 논리에 빠져 있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경향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게 100% 다 잘못됐다고 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을 수 있다"며 "그 중 하나가 삼저호황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나름 능력 있는 관료를 선별해 맡긴 덕분에 어쨌든 경제 성장을 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작은 부분들이 있기는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역사적 인물이라고 말했는데, 그 중 일부만 떼서 정치적 공격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 후보는 전날 대구·경북(TK) 방문 이틀째를 맞아 지역 보수층 표심에 구애하며 "모든 정치인은 공과(功過)가 공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보면 전두환이 삼저호황을 잘 활용해서 경제가 망가지지 않도록,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건 성과인 게 맞다"면서 "그러나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 생명을 해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서될 수 없는, 결코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 될 중대범죄다. 그래서 그는 결코 존경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대구·경북이 낳은, 평가는 갈리지만 매우 눈에 띄는 정치인"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안동 중앙시장에서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인권 침해, 민주주의 파괴, 불법 정치의 명백한 과오가 있긴 하지만 대한민국을 산업화를 통해 경제 대국으로 만든 공이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이 후보는 "우리가 비록 진영을 나눠 싸워왔고 상대 진영에 대해 비난하더라도 잘한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잘못된 부분을 지적해서 다시는 그런 잘못이 반복되지 않게 하되 잘한 것은 계승해서 더 키우자"라고 말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선 6·25 당시 행적과 보도연맹 학살사건 등을 언급하며 "국가 지도자가 할 짓인가"라면서도 "이분이 딱 한 개, 제가 볼 때 칭찬받을 것 있다. 바로 농지 개혁한 것"이라고 다부동 전적기념관에서 평가했다.

이에 국민의힘이 12일 말 바꾸기와 국민 갈라치기를 하고 있다며 맹공을 펼쳤다.

황규환 국힘 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에서 "말 바꾸기가 일상이 돼버린 이 후보가 이제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평가마저 손바닥 뒤집듯 바꾸고 나섰다"며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석까지 밟으며 조롱했던 이 후보가 맞는지 눈을 의심케 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