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가법상 운전자폭행 혐의 적용
법원 유사 사례 유죄 인정 징역형
술에 취해 택시기사를 폭행하고,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를 받는 이용구(사진) 전 법무부 차관의 재판이 시작됐다. 경찰이 고려하지 않고 사건을 마무리해 ‘봐주기 논란’을 일으켰다가 기소되면서 적용된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운전자폭행죄가 법원에서 인정될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윤종섭)는 16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운전자폭행),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받는 이 전 차관의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지난 9월 16일 기소된 후 석 달 만에 열린 첫 재판이다. 전날 이 전 차관은 자신이 몸담았던 로펌 엘케이비(LKB)앤파트너스를 변호인으로 선임하고 본격 재판 준비에 나섰다.
향후 재판에선 검찰의 기소로 결국 혐의가 적용된 특가법상 운전자폭행죄가 이 전 차관에게 인정될 것인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은 당초 경찰이 사건을 단순폭행으로만 판단하고 입건조차 하지 않은 채 피해자인 택시기사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자 내사(입건 전 조사) 종결한 사실이 지난해 12월 언론 보도로 알려지면서 촉발됐다. 특가법상 운전자폭행의 경우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도 처벌을 검토할 수 있는데 경찰이 내사 종결로 마무리하면서 이 전 차관이 수사를 피했다는 게 의혹의 골자였다. 이 전 차관은 당시 폭행 영상이 보도된 후 지난 6월 입장문을 통해 폭행 사실을 인정했다.
특가법상 운전자폭행죄 조문을 보면 ‘운행 중인 자동차의 운전자를 폭행하거나 협박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이 ‘운행 중인 자동차’에는 버스와 택시 등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상 운송사업을 위해 사용하는 자동차 운행 중 운전자가 승차·하차를 위해 일시 정차한 경우를 포함한다고도 규정한다. 택시가 당시 멈춰 있었다고 하더라도 ‘하차를 위해 일시 정차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이 전 차관에게 특가법상 운전자폭행죄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법원은 최근 유사한 사례에서 특가법상 운전자폭행죄를 인정했다. 대법원은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는 버스기사의 목을 누르는 등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징역 8월을 선고한 원심을 지난 10월 확정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버스가 멈춰 있어 운행 중이 아니었으므로 특가법상 운전자폭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A씨가 버스에서 내리면 바로 버스를 출발할 예정이었던 점 등에 비춰 특가법이 규정한 운전자폭행죄에 해당한다고 결론냈다. 법원은 사안마다 운전자, 승객 또는 보행자 등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인지 구체적으로 따져본 후 특가법상 운전자폭행죄를 인정 여부를 판단한다.
아울러 증거인멸교사 혐의 역시 이 전 차관이 앞서 입장문을 통해 합의금 명목으로 택시기사에게 1000만원을 송금한 점, 합의 후 전화로 “영상을 지우시는 게 어떠냐”고 했던 점은 직접 밝혔기 때문에 사실관계 자체보단 법리 다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차관은 지난해 11월 술에 취해 택시를 타고 가던 중, 운전 중인 택시기사의 목을 움켜쥐고 밀치는 등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택시기사와 합의한 뒤 폭행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해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도 있다. 안대용 기자
d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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