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앞으로 다가온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매뉴얼도 없고, 대응책 마땅찮은 중기 ‘막막’
[헤럴드경제 도현정 기자]사고 방지를 위한 의무도 중복이고, 사고가 났을 때의 책임도 중복이다. 기업들은 당장 적용 대상인지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데, 정부 조차 명확한 매뉴얼을 주지 못하고 있다. 중소기업들이 불안은 지난 15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진행한 중대재해처벌법 설명회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이날 설명회에는 박신원 고용노동부 중대산업재해감독과 서기관과 구권호 안전보건공단 인천광역본부장이 나서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 설명했다. 이 자리에는 온·오프라인을 통해 500개 이상의 중소기업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기존의 온·오프라인 병행 토론회나 공청회에서는 보기 힘들 정도로 관심이 많은 자리였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산업재해로 인명피해가 발생했을 때 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보건 관리체계 구축 의무를 다하지 않은 기업의 경영책임자와 법인을 처벌하도록 한 법률이다. 내년 1월 27일부터 시행되며,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기업과 공사금액 50억원 이상인 건설업체가 대상이다. 근로자 사망 시 경영책임자가 1년 이상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경영책임자 처벌과 법인의 벌금형이 같이 나올 수도 있다.
설명 이후 쏟아진 질문은 그 동안 중처법 제정을 두고 많은 논란이 오갔던 정치권에서는 생각하기 어려웠던 세심한 내용들이 많았다.
한 건설 하청업체 대표는 “매년 원청에서 직원 교육도 하고 재해 예방 체계를 갖춰왔는데, 하청업체에서도 따로 교육 등을 다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박 서기관은 “인원 등(건설의 경우 공사금액 50억원) 요건이 해당하면 해야 한다”고 답했다. 원청업체에서 시행하는 재해 예방 교육을 받고도, 하청업체가 별도의 체계를 갖춰서 중복으로 교육을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건설의 경우 파견되는 현장에 따라 원청에서 얘기하는 재해 예방 매뉴얼이 다를 수 있는데도 하청은 하청대로 교육해야 한다.
건설의 경우 원청에서 안전관련 예산을 받아와야 하기 때문에, 이를 요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호소도 이어졌다. 천병조 원영건업 전무는 “하청업체들은 100% 일용직이고, 안전 관련 예산은 원청에서 받아 하고 있다. 그게 건설의 구조다”라고 토로했다. 이에 박 서기관은 “바람직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에둘러 답했다. 유튜브로 생중계되는 동안 실시간 채팅창에도 “건설현장 하도급업체가 안전업무를 집행하는데 필요한 예산은 어떻게 편성·지원받나요? 원청사에서 주는 안전관리비는 근로자에게 안전보호구지급, 안전시설물설치하는데도 부족한 상태인데요”라는 호소가 이어졌다.
다른 중소기업 관계자는 사업주가 해당하는 부분을 다 이행했는데도 산업사고 나면 그래도 대표가 기소되는지를 물었다. 박 서기관이 “안전보건확보 의무를 다 이행했고, 산업재해가 발생했지만 원인 제공하지 않았다면 기소되지 않는다”고 답했지만 “현장에는 그런 경우가(의무를 다해도 사고가 나는) 생기기도 한다”며 현장의 고충을 전했다.
중기업계는 대응책 조차 명확하지 않다는 데에서 답답함을 호소했다. 현장에서는 “중기가 스스로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컨설팅을 받아보면 업체에서 1000만원을 달라거나 3000만원을 달라는 등 대응에 드는 비용이 천차만별이다”라며 “정부에서 하도급계약서 등 다 표준으로 정해주지 않았나. 안전재해도 구축에 대한 표준 같은게 없나”라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박 서기관은 “표준계약서 같은 형식으로 매뉴얼을 갖춰 놓으면 (기업들이) 이것만 하면 된다고 이해할 수 있는데, (중대재해처벌법은) 그런 법이 아니다”라며 “매뉴얼 같은 것은 만들 수 없지만, 우수사례를 발굴해서 제공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질문이 끊이지 않자 중기중앙회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와 같이 기업별 체크리스트 등 매뉴얼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며 “나오는대로 홈페이지에 올려서 기업들이 손쉽게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자리를 마무리했다.
kate01@heraldcorp.com
![일본서 사라진 인플레 ‘명목 앵커’…물가·엔화에 중요한 이유 [츠토무 와타나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816.209013b3297d4c92ab32710d529f3877_T1.jpg?type=h&h=240)
![프롬프트의 신법 [‘오늘’에 대한 우리 이야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901.203c531a96884d4da174595cad521d59_T1.png?type=h&h=240)
![자산가의 저력은 하락장서 나타난다…위기 속 기회 찾는 ‘힘’ [큰손 따라잡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8/31/news-p.v1.20260831.a0fa168d036d4658b6cb03a0502c0de4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