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硏, 청·백자 포함 200여점 발견
올해 두달 탐사, 내년 본격 수중조사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고군산군도는 군산시 옥도면에 속해있지만, 김제시와 같은 위도로 광활면-진봉면 심포항 정(正)서쪽이다. 무녀도, 선유도, 신시도 등으로 이뤄졌다.
최근 이곳에서 보물선이 침몰된 채로 발견됐다. 청자발(대접형)과 청자접시 81점이 다발로 엮인 채 발견되는 등 지금까지 기초조사에서만 200여점의 유물이 쏟아져 나왔다.
고려 때에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조선시대 유행했다던 백자도 49점이나 나왔다. 언제 침몰되었고, 어디로 가는 배였을까.
23일 두달간 이 해역을 조사한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지금의 김제시 즉 만경현이 1872년 제작한 고군산진 지도와 주석은 이 해역을 ‘조운선을 비롯하여 바람을 피하거나 바람을 기다리는 선박들이 머무는 곳’이라 적고 있다.
조사 해역 내 선유도는 ‘선화봉사고려도경’에 고려로 오는 사신이 묵었던 객관(客館)인 ‘군산정’이 있었던 곳으로, 과거에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선박들의 중간 기착지로도 알려져 있다. 선화봉사고려도경은 송나라 사신 서긍이 1123년 고려 방문 당시 경과와 견문을 적은 여행보고서이다.
작년에 신고를 접수하고 고군산군도 해역을 60일간 조사한 결과, 고려청자 125점, 분청사기 9점, 백자 49점, 닻돌 3점 등이 출수됐다.
81점의 청자발과 접시가 다발로 포개진 선적 화물형태로 확인되었고, 난파될 당시 유실된 것으로 추정되는 나무로 만든 닻과 노, 닻돌 등 선박에서 사용하는 여러 점의 선구(船具, 배에서 쓰는 기구)도 함께 발견된 것으로 보아 조사 해역 인근에서 고선박이 난파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청자의 집중 생산지는 전남 강진과 해남이다. 특히 강진은 “고려-조선 당시로선 청자가 하이엔드 첨단제품이었기 때문에 요즘의 삼성전자 공장으로 비견될만 하다”고 설명한다. 강진의 청자는 수출, 국내 왕실 및 귀족 납품, 현물세금 등을 목적으로 강진과 완도의 항구를 떠났다.
한양에 갈 말(馬)을 살찌우기 위해 제주산 말이 배에서 내리는 강진 마량항이 내수와 수출을 함께 하는 항구라면, 동아시아 교역을 중심지였던 완도 청해진은 수출 중심 기능을 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일본행 수출이라면 통영의 섬들이 동북아 3국 교역항으로 기능하기도 했다.
보물선의 핵심 품목이 국산 청자이므로 물건을 싣고 북상하던 중이었음은 분명해 보인다. 대 일본 수출이 아님은 확실하다.
중국행 항로는 서해남부를 시계방향으로 휘감아 돈 뒤, 목포 쪽에서 북서진하는 방법과 군산 무렵에서 서진하는 방법이 있다. 만약 강진산 청자를 실은 배가 태안에서 발견됐다면 이는 한양가는 것이라 단정할 수 있다. 다만 이번 보물선은 침몰 장소는 군산이어서 서울가는 길이었는지, 중국가는 길이었는지 애매하다.
그래도 중국행 항로는 상해, 광동 광주 쪽이라면, 완도-목포 인근에서 곧바로 서진하고, 산동성 청도행이라 해도 굳이 군산까지 거치지 않고 곧바로 북서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이번 고군산군도 청자배는 서울 왕실-귀족 납품용이 아닌가 추정된다.
고군산군도 정밀조사는 내년 본격화한다. 비밀의 베일이 벗겨질 것으로 기대된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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