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서울의료원 남측 부지와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 맞교환
대한항공, LH와 5580억원에 매매계약…2008년 2900억원에 매입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서울시가 24일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와 시유지인 삼성동 옛 서울의료원 남측 부지를 맞교환하는 내용의 3자 매매·교환계약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24일 체결함에 따라 송현동 일대는 복합·문화·관광 거점 공간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이번 계약은 LH가 대한항공이 소유한 송현동 부지(종로구 송현동 48-9번지 일대 3만6642㎡)의 소유권을 사들이고, 서울시가 서울의료원 남측 부지(강남구 삼성동 171-1번지 1만947.2㎡)를 LH의 송현동 부지와 맞바꾸는 내용이다.
지난 3월 말 3자 매각 방식을 골자로 한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정에 합의하고 최근까지 계약을 협의해왔다.
계약 체결 후 대한항공은 LH로부터 송현동 매매금액 약 5580억원의 85%를 영업일 기준 3일 이내에 지급받는다. 잔금(15%)은 내년 6월 말 등기이전 완료와 함께 지급될 예정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계약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악화한 대한항공의 재무 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는 송현동 부지를 시민들이 다양한 문화예술 경험과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관광 거점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곳에는 가칭 '이건희 기증관'도 들어설 예정이다.
시는 내년 하반기 이건희 기증관을 포함해 이 일대에 대한 통합국제설계공모를 진행한 뒤 2024년 하반기 착공할 예정이다.
오세훈 시장은 "광화문·송현동 일대가 내셔널 몰이나 박물관 섬을 뛰어넘는 세계적인 문화·관광 명소로 거듭날 수 있으리라고 확신한다"며 "서울이 세계 톱5 문화·관광 도시로 도약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서울 송현동 부지를 매입한 지 13년 만에 매각하면서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유동성 확보에 숨통을 틔우게 됐다.
대한항공은 23일 종로구 48-3번지 등의 송현동 부지를 LH에 5578억원에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대한항공은 "매각 금액은 재무구조 개선에 쓰일 예정"이라며 "이후에도 자구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2008년 6월 삼성생명에 2900억원가량을 주고 송현동 부지를 매입했다. 그리고 13년 만에 약 2배가량 뛴 가격으로 팔게 됐다.
대한항공은 7성급 호텔을 포함해 문화복합단지를 조성하려고 했지만, 학교 반경 200m 이내에 관광호텔을 세울 수 없다는 현행법에 막혀 계획이 좌초됐다. 당시 송현동 부지 인근에는 풍문여고, 덕성여중·고 등이 인접해있었다.
송현동 개발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지난해 초 코로나19 위기가 닥치자 대한항공은 결국 자구책의 일환으로 송현동 부지 매각을 결정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지난해 6월 송현동 부지 공원화를 발표하면서 대한항공의 송현동 부지 민간 매각은 무산됐다. 송현동 부지 매각 관련 총 15개 업체가 입찰 참가의향서를 제출했지만, 서울시의 공원화 계획이 발표되자 15개 업체 모두 실제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서울시가 보상금액을 4670억원으로 산정하자 대한항공은 시세에 맞지 않는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결국 국민권익위원회에 송현동 공원화를 막아달라며 고충 민원을 제기했다.
권익위의 중재에 따라 올해 3월 대한항공·서울시·LH 간 송현동 부지 매각을 위한 조정서가 체결되면서 갈등은 일단락됐다.
LH는 대한항공으로부터 송현동 부지를 매수하고, 이를 서울시가 보유한 강남구 삼성동 옛 서울의료원 남측 부지와 교환한다.
이번 매각 대금이 납입되면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293%에서 10%포인트(p) 정도 개선될 것으로 추정된다.
대한항공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올해 초 3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으며, 현재 인천 영종도의 레저 시설인 왕산마리나를 운영 중인 왕산레저개발의 매각도 추진 중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기내식·기내면세품 판매 사업을 매각해 8000억원 가량을 확보했고, 사모펀드(PEF) 운용사 케이스톤파트너스에 공항버스 사업인 칼리무진 사업부를 105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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