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석 중 99석을 차지하고 있는 서울시의회의 ‘오세훈 서울시장 길들이기’가 점입가경이다.

시의회 운영위원회는 지난 21일 의장이나 위원장의 허가를 받지 않은 시장의 발언을 중지시키거나 퇴장까지 명할 수 있는 ‘서울시 기본 조례’ 일부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 개정안에는 시장·교육감 등의 관계 공무원이 본회의나 위원회 회의에서 의장 또는 위원장의 허가 없이 발언할 경우 이를 중지시키거나 퇴장을 명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시의회가 사실상 서울시장을 시의회에 불러 말도 못하고 하고 세워두는 ‘시장 체벌권’을 휘두르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셈이다. 같은 조례 60조에 따르면 퇴장당한 공무원이 회의에 다시 참여하려면 의장 또는 위원장의 명령에 따라 사과를 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다.

앞서 오세훈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한 시의원이 오 시장의 유튜브 채널인 ‘오세훈TV’와 관련해 시 간부들에게만 질문한 뒤 자신에게 답변 기회를 주지 않고 시정 질문을 마치자 이에 반발하며 퇴장한 바 있다.

시민단체들은 시장·교육감 등 공무원을 옥죄는 조례 개정을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정상화시민협의체(서정협)는 24일 인권위원회를 찾아 “개정된 ‘서울시의회 기본 조례’가 명백히 위헌이자 기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조례인 만큼 즉각 폐지할 것을 시의회에 강력히 권고해달라”며 진정서를 제출했다.

서정협은 해당 조례 개정안을 두고 “입장하려면 사과하라는 황당무계한 조례로 의회를 농단하고, 인간의 존엄과 가치마저 짓밟는 시의회의 극악무도한 의회 쿠데타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인권위는 명백히 위헌이자 기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조례를 즉각 폐지할 것을 시의회에 강력히 권고해 달라”고 촉구했다.

서울시 관계자 역시 “시의회가 시 공무원 위에 군림하겠다는 분명한 의도를 담은 행위”라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본회의에 해당 조례가 상정되면 민주당 다수의 의회에서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시장과 시의회가 대립하는 사이 시민이 소외되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과 시의회는 예산 문제, 주요 공약 사업 추진 등으로 힘 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시와 시의회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역대 최대인 44조원으로 편성된 내년 서울시 예산안의 주인인 시민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시의회는 과거 ‘학생인권조례안’을 통과시키며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자치분권 2.0시대가 열리고 내년엔 지방자치선거가 진행될 예정인 만큼 ‘인권일방통행’ 시의회가 아닌 ‘인권쌍방통행’이 가능한 시의회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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