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재·신기술 이끄는 연구자들

KAIST 신소재공학 김일두 교수팀

한달 사용 가능 ‘나노마스크’ 공개

상용화 단계 아직…방한용은 판매

KIST 문명운 박사 연구팀

겉면 초발수성·안쪽 흡습성 소재

피부트러블·알러지·답답함 해결

화학연구원 황성연 박사 연구팀

습기에 강한 필터 개발 재사용

100% 생분해 등 환경오염 방지

김일두(가운데)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필터를 들어보이고 있다.[KAIST 제공]
김일두(가운데)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필터를 들어보이고 있다.[KAIST 제공]

“온종일 써야 하는데 너무 불편하지 않나요?”

코로나19 팬데믹 확산 이후 매일 사용하는 생활필수품이 된 마스크. 비교적 간단해 보이는 마스크에는 아직까지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답답함과 대화 곤란, 쓸림과 염증 등 피부 문제, 냄새. 특히 버려지는 일회용 마스크로 인한 환경문제도 우려할 수준에 도달했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첨단과학기술과 접목, 착용에 따른 불편함을 줄이고 기능성으로 무장한 마스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자연스러운 호흡이 가능하도록 피부에 닿는 부분을 인체공학적으로 설계해 편안함을 주고, 한 달 동안 재사용할 수 있는 나노필터, 자연에서 스스로 분해되는 소재를 사용해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마스크까지. 마스크가 더는 우리가 알던 마스크가 아니다. 과학을 입고, 끝없는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KAIST 김일두 교수가 개발한 나노섬유 필터가 삽입된 면마스크.
KAIST 김일두 교수가 개발한 나노섬유 필터가 삽입된 면마스크.

▶20번 재사용 가능한 나노마스크 상용화 언제=지난해 3월 마스크 대란이 벌어졌을 당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재공학과 김일두 교수 연구팀은 한 달 동안 재사용이 가능한 마스크를 공개 해 큰 주목을 받았다.

김 교수 연구팀은 지름 100~ 500nm(나노미터) 크기의 나노섬유를 활용해 세탁 후에도 우수한 필터효율이 유지되는 나노섬유 멤브레인을 개발했다. 나노마스크는 에탄올 살균 세척 실험 결과 20회 반복 세척 후에도 초기 여과효율 94%, 20회 손빨래 후에도 구조 변화가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 또 겉면 마스크 안쪽에 필터 삽입 교체가 가능해서 20회 세척 사용 후 필터를 교체해 재사용할 수 있다. 김 교수가 창업한 김일두연구소는 한 달 평균 약 10만장 수준의 필터를 제조할 수 있는 롤투롤 방식의 양산 설비도 구축했다.

김 교수는 “나노섬유 마스크 필터는 에탄올 소독세척이나 가벼운 손세탁을 통해 재사용이 가능, 마스크 품귀 문제와 환경문제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약 1년9개월이 지난 지금, 나노마스크는 아직까지 상용화의 문턱을 넘지 못한 상태다. 국내에서 의약외품에 사용되지 않은 물질이거나 새롭게 개발된 제품은 식약처의 안전성·유효성 심사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김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섬유 필터 마스크 역시 기존에 없던 신소재로 만든 제품이어서 안전성·유효성 심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지난해 6월 식약처에 허가를 신청했다. 김 교수는 “나노필터의 지속성 테스트, 기계적 내구성, 피부 및 흡입 독성평가는 모두 끝냈지만 처리기한이 지나서 자진철회를 한 상태”라면서 “신소재 관련 평가항목은 보완에만 1년 정도가 필요하고 평가시험기관에서도 보수적인 검증을 진행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마스크 성능에 문제가 없다는 결과를 받은 만큼 이달 초 재신청한다는 계획이다.

김 교수는 식약처 허가와 별도로 개발한 나노마스크를 수작업으로 제작해 지난 8월부터 방한마스크로 판매하고 있다. 숨쉬기 편하고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김 교수는 “앞으로 아프리카와 같은 개도국에서 재사용할 수 있는 마스크를 개발해 후손들에게 환경 환경을 물려주는 게 궁극적 목표”라고 전했다.

▶김서림 막고 100% 생분해되는 필터까지=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문명운 박사 연구팀은 김서림 방지 표면처리 기술을 활용해 항비말 마스크 개발에도 성공했다.

기존 상용제품과의 가장 큰 차이는 초발수성과 흡습성이다. 마스크 앞면에는 비말 물방울을 튕겨내는 초발수성 소재를 활용했고 안쪽에는 흡습성을 갖춘 소재를 채용해 피부트러블, 알러지, 답답함을 막을 수 있도록 고안했다.

마스크를 오래 쓰면 김이 계속 올라가면서 생기는 안구건조증도 막을 수 있다. 이 마스크는 입에서 나오는 침방울을 흡수하는 소재를 이용해서 마스크 안쪽을 편안하게 하고 동시에 입김을 잘 잡아서 안경으로 올라가는 입김이 현저히 적다.

문명운 박사는 “마스크 외부 표면에서 수분이 침착하는 것을 방지, 바이러스 함유 비말 입자가 흡입되는 것을 감소시켜 감염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면서 “바이러스 부착이 적어 기존 마스크에 비해 더 장시간 마스크를 사용할 수 있다. 검역이나 의료현장 의료진의 안전성을 확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황성연(왼쪽) 박사 연구진이 생분해성 마스크 필터와 나노키틴 용액을 들어보이고 있다.[한국화학연구원 제공]
황성연(왼쪽) 박사 연구진이 생분해성 마스크 필터와 나노키틴 용액을 들어보이고 있다.[한국화학연구원 제공]

한국화학연구원 황성연 박사 연구팀은 한 달 안에 퇴비화 조건에서 100% 자연분해되면서 여러 번 재사용이 가능한 생분해 마스크 필터를 개발했다.

마스크는 분해와 재활용이 불가능해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있다. 마스크 중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필터다. 마스크의 겉감, 안감, 귀걸이는 면 소재로 만들 수 있지만, 필터는 현재 플라스틱 빨대 소재와 같은 폴리프로필렌으로 만들어져 흙에서 썩지 않는다.

연구팀은 기존 필터 방식의 단점을 보완, 습기에 강해 여러 번 재사용할 수 있으면서도 숨쉬기 편한 신개념 생분해성 마스크 필터를 만들었다.

황성연 박사는 “국내에서 보유한 기술을 응용했기 때문에 아이디어 특허에 가깝다”며 “향후 국내 많은 기업이 제품화에 사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구본혁 기자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