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팩토리 전략 효용성 입증
현대차그룹 PBV 생산 시스템 적용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 모빌리티의 기술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투자한 영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어라이벌(Arrival)이 자체 개발한 전기버스 생산을 눈앞에 뒀다. 어라이벌이 개발한 수요 맞춤형 생산 전략의 효용성이 확인될 경우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사업을 추진 중인 현대차그룹의 미래 전략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1년 30일(현지시간) 영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어라이벌은 예정된 일정에 따라 완전 전동화 버스 ‘어라이벌 버스(Arrival Bus)’의 지상 주행 시험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시험 주행은 인증 전 실증을 위해 영국 내에 마련된 어라이벌의 시험 공간에서 진행된다.
어라이벌은 2022년 1분기 중 영국의 버스업체 퍼스트버스(First Bus)와 함께 실제 도심 버스 노선에서 시험 주행을 시행하고 2분기 중에는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지난 2015년 설립돼 상업용 버스와 전기차 밴을 전문적으로 개발 중인 어라이벌은 지난 2020년 현대차그룹으로부터 1억유로(한화 1340억원)를 투자 받았다. 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 블랙록으로부터는 1억1800만달러(1400억원)을 투자받았다.
어라이벌이 본격적으로 전기버스를 생산하는 것은 현대차그룹은 어라이벌의 독특한 생산전략인 ‘마이크로 팩토리(Micro-Factory)’의 효용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마이크로 팩토리 전략은 하나의 공장에서 연간 수십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해 생산 단가를 낮추려는 테슬라(Tesla)의 ‘기가 팩토리(Giga-Factory)’ 전략과 대척점에 서 있다. 반대로 세계 곳곳의 작은 생산 시설에서 현지의 부품을 모듈 형태로 조달해 현지의 수요에 맞는 맞춤형 모델을 생산해 납품하는 방식이다.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해 로봇도 적극 도입한다. 컨베이어 벨트의 움직임에 맞춰 사람이 배치돼 부품을 조립하는 기존 완성차 공장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대신 하나의 작업대마다 배치된 조립 로봇이 소형 물류로봇이 전달하는 부품을 이용해 차량을 조립한다.
어라이벌은 하나의 마이크로 팩토리를 건설하는 데 드는 비용이 약 6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테슬라의 다섯 번째 생산공장인 텍사스 기가 팩토리 건설에 1조2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것과 대비된다.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의 한 축인 PBV는 마이크로 팩토리 전략에 안성맞춤인 사업 분야다. 고객사 수요에 맞게 크기나 형태, 시트 구성 등을 다양하게 바꿔야 하는 PBV는 같은 형태로 생산하는 차량 수가 많지 않다. 한번 투자하면 수만대 이상을 생산해야 손익분기점을 넘는 기존 컨베이어시스템에서 생산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어라이벌의 마이크로 팩토리 전략을 채용하면 이러한 부담을 덜 수 있다.
현재 기아는 그룹 내에서 PBV 사업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기아의 중장기 로드맵 ‘플랜S’에 따르면 기아는 2022년 중 전용 택시 ‘PBV 01’ 을 내놓는 것을 시작으로 물류용·리테일용 PBV를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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