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갈등 이후 파열음 지속
지천르네상스 예산삭감 등 앙금
吳 시장, 시의회 연일 고강도 비판
12일 민생대책 간담회서 해소 기대
“양측 6월 지방선거 포석” 해석도
갈등을 빚다 가까스로 통과된 서울시 예산안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상생주택과 지천 르네상스 등 주요 사업 예산을 삭감한 서울시의회를 연일 비판하자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도 오 시장 주장을 반박하면서 ‘강대강’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오 시장과 김 의장 간의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11일 “예산안 심사가 끝났지만, 예산 관련 앙금이 남아 있기 때문에 두 사람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설전은 계속될 것 같다”며 “12일 시와 시의회의 협력 민생·방역 대책 발표 간담회가 열리는 자리에서 갈등이 해소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시와 시의회 등이 올해 들어 지속해서 충돌하는 건 6월 지방선거를 대비해 지지층을 결집을 위한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시의 다른 관계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확실한 목소리를 내야 지지층에게 존재감을 각인시킬 수 있으니 파열음이 커지는 것”이라고 했다.
시의회는 오 시장과 김 의장이 담판을 짓는 것도 고려하고 있으나 갈등이 쉽게 봉합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시의회가 이번에 예산을 삭감한 오 시장 주요 사업을 검증되지 않은 공약이나 신규사업, 전시성 사업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의회 관계자는 “김 의장과 오 시장이 1대1로 만나 예산안과 관련해 대화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며 “통과된 예산을 두고 갈등이 커지는 것이 안타깝지만, (오 시장의 주장을) 가만히 두고만 볼 순 없다”고 말했다.
앞서 오 시장은 예산안 통과 일주일 만인 지난 7일 페이스북에 ‘월세난민의 아픔을 외면하는 서울시의회’라는 글을 올려 민간참여형 장기전세주택(상생주택) 사업 예산 삭감을 비판했다.
그러자 김 의장은 곧바로 “서울시는 예산을 복원해달라는 일체의 요청조차 없었다”며 “시장이 뒤에서 다른 말을 하면 서울시가 사업을 추진하려던 의지가 없었던 것은 아닌지, 혹시나 복원 절차를 거치지 않은 무능을 회피하려는 것은 아닌지 오해하게 된다”고 맞받았다.
오 시장은 10일 다시 “지방재정법에 따라 시의회 상임위에서 출자 동의안을 부결해 예산을 반영할 길을 원천적으로 막아버렸는데 예산 복원 노력을 안했다고 하느냐”며 “이런 어처구니없는 책임 전가가 어디 있냐”고 재반박했다. 그러면서 예산이 80% 삭감된 ‘지천르네상스’ 사업을 거론하며 공방을 이어갔다.
두 사업은 오 시장 역점 사업으로 꼽힌다. 지천 르네상스는 서울 시내 70여개 지천 활용도를 높여 생활권 수변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사업이고, 상생주택은 민간 참여형 장기전세주택으로 공공이 민간의 토지를 빌려 짓는 전세주택을 의미한다. 방치된 민간 토지를 시가 임차해 주택을 건설하는 방식이다.
시는 시의회가 상생주택 사업에 질의응답이나 토론절차 없이 출자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시는 해명자료를 통해 “다른 사업과 같은 수준으로 총 2회에 걸쳐 출자동의안을 제출했음에도 이 사업만 제외했다”며 “집행부는 삭감 예산의 복원을 요청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시의회 출자 동의안 부결에 막혀 복원 요청을 할 수 없었던 것”이라고 했다.
김용재 기자
brunc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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