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연장속 설전 500만원 선지급

실보상액 산정 뒤 차액은 ‘대출’로 인식

소상공인 35%는 50만원도 못 받아

“선지급보다 보상현실화 더 시급” 지적

“결국 이자 붙여 400만원 갚으란 소리잖아”, “보상금으로 이달 임대료 내고 다음달에 토해내라는 얘기니 소상공인이 아니라 ‘건물주손실보상’이라 불러야”, “선거 전에 돈 뿌리고, 선거 끝나면 거둬간다는 말이군”.

거리두기가 3주 더 연장된 가운데 소상공인 손실보상 선지급을 두고 논란이 거세다. 정부는 오는 19일부터 온라인으로 손실보상 500만원 선지급 신청을 받는다. 대상은 지난달 6일부터 영업시간 제한조치를 받은 소상공인·소기업 55만곳. 대상자들은 지난해 4/4분기와 올해 1/4분기의 손실보상금으로 각 250만원씩 총 500만원을 받게 된다.

다음달 정식으로 산정된 손실보상금이 선지급금보다 많으면 중순께 차액이 나온다. 산정된 손실보상금이 선지급금보다 적으면 손실보상금으로 차감하고 남은 잔액은 5년 간 1%의 금리로 상환하게 된다.

이런 내용의 선지급 계획이 전해진 이후 소상공인들의 반응은 시큰하다 못해 부글부글 끓는 수준이다. 기존 손실보상도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와중에 선지급은 결국 ‘줬다뺏기’라는 것이다.

손실보상은 산정식이 정해져 있다. 일 평균 손실액에 방역조치기간과 피해인정률을 곱한 것. 일 평균 손실액은 국세청 자료를 토대로 2019년과 비교해 매출 감소액을 산출한 뒤 2019년 영업이익률과 임차료·인건비 비율을 곱한다. 피해인정률은 부처 간 격론 끝에 80%로 정해졌다.

그러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 3일까지 손실보상금을 지급받은 소상공인 60만9990명 중 21만2939명은 10만~50만원의 보상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자 중 3분의 1 이상이 50만원도 채 못 받은 것이다. 50만~100만원 미만을 받은 자영업자는 9만727명. 대상자 중 절반(49.8%)이 100만원도 받지 못했다. 이는 작년 7월부터 9월까지의 영업제한 조치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다. 손실보상액이 한 달에 30만원도 안된다는 것이다.

손실보상 수준이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지적은 한두번이 아니다. 피해인정률 80%를 100%로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소상공인 A씨는 “사람 심리가 저녁 술자리를 파하고 들어가면서 식구들 줄 빵이나 치킨이라도 산다. 영업제한 얘기가 나오면 아예 모임을 피하게 돼 다른 소비도 위축되는 것 아니냐”며 “여기까지가 코로나 피해라고 딱 발라낼 수 없는데 현장도 모르고 계산기만 두드린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마디로 피해액 산정이 제맘대로란 것이다.

실제 손실보상 산정 이후 차액은 대출로 본다는 점도 소상공인들의 분노를 자극했다. 소상공인 B씨는 “작년 3분기 손실보상액이 너무 적어서 이의제기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6개월이나 걸릴 것이라는 ‘반 협박성’ 안내에 포기했다”며 “이제까지 이의제기해서 뒤늦게 지원금 받은 소상공인한테 정부가 이자붙여서 준 적 있었냐”고 직격했다.

손실보상 불만이 빗발치자 정부는 손실보상 하한액을 1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존 계산식을 고집하면 선지급정책이 결국 소상공인들에게 400만원의 대출을 떠안기는 셈이 된다.

정책의 무결성은 기대하지도 않지만 현실성 또는 그 비슷한 것이라도 있어야 함은 상식이다.


kate0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