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중국인 유학생있으면 알아서 자퇴해주세요."
지난 8일 부산 한 대학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이와 같은 내용의 게시글이 올라오자 수십개의 '공감'과 함께 동조하는 댓글이 달렸다.
전날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경기에서 우리나라 선수 2명이 개최국 중국에 유리한 판정으로 탈락한 상황을 두고 분노한 것이다.
실제 쇼트트랙 경기가 끝난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까지 대학 커뮤니티 곳곳에서는 중국인 유학생에 대해 '함께 수업을 듣기 싫다'는 등의 비하, 혐오 글이 줄을 이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등장한 한복 논란과 쇼트트랙 경기 편파 판정으로 국내에서 반중(反中) 정서가 커지면서 중국을 규탄하는 1인 시위가 열리고 유언비어까지 퍼지고 있다.
8일 시민단체 활빈단은 전날 서울 중구 명동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한복공정'을 규탄하는 기습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이 단체 홍정식 대표는 올림픽 개회식에서 한복이 중국 소수민족 의상으로 소개된 것을 두고 "한국의 전통의상인 한복의 원조가 중국이라는 억지는 '문화공정' 만행"이라고 규탄했다.
베이징 올림픽 편파 판정에 반발하는 분위기 속에서 한중 갈등을 소재로 한 뜬소문이 퍼지기도 했다.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서울 구로구에서 중국 쇼트트랙 금메달을 축하하는 현수막을 건 중국 상인들과 이를 저지하는 한국 상인들 간 패싸움이 벌어졌다'는 내용의 소문이 돌았다.
그러나 이 소문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유사한 소문을 포착해 지역 관서 등에서 사실관계를 파악했으나 신고된 사건이나 출동 내용은 없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국민적 감정이 특정 국가 국민에 대한 폭력적인 인종차별로 비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에 대해 문제 해결을 위한 항의를 하되 중국인 전체를 분노의 희생양으로 삼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애스더 동국대 이주다문화통합연구소 연구초빙 교수는 "분노를 표출할 통로가 필요하다 보니 단지 국적이 중국이라는 이유로 이번 일과 관련이 없는 중국인에게 혐오 발언을 하는 것"이라며 "한국 사람 중에서도 다양한 이들이 존재하듯 중국인도 모두 다르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오프라인 등으로 중국인과 교류를 하면서 직·간접적으로 중국에 대한 경험을 쌓아야 한다"며 "이러한 교육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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