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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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한 오후 1분 동안 잠깐 눈 붙였을 뿐인데 창의력이 높아졌다?”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은 낮잠이 창의력을 발휘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여겼다. 그는 한밤중에 오래 자는 대신 수시로 낮잠을 잤다고 한다. 주로 팔걸이 의자에 앉아 잠을 청했는데, 오른손에는 쇠로 된 베어링을 쥐고 그 아래쪽 바닥에는 냄비를 뒤집어 두었다. 깊게 잠들어 손힘이 풀리면 베어링이 냄비 위로 쾅 떨어지고, 그 소리에 잠에서 깬 에디슨이 꿈에서 얻은 착상을 옮겨 적었다는 어딘가 뻔한 흐름의 이야기다. 그런데 정말로 낮잠이 창의력과 관련 있다고 할 수 있을까? 그저 에디슨이 신기한 꿈을 많이 꾸는 사람인 건 아닐까?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실린 한 신경과학 연구는 에디슨의 낮잠 기술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려 했다. 프랑스 국립 보건의학연구소와 파리 피티에 살페트리에르 공립 병원 소속 연구팀은 잠에 쉽게 드는 참가자 103명을 모집해 낮잠 실험을 한 결과, 사람들이 잠에 빠져들기 시작하는 ‘수면과 각성 사이’ 영역의 뇌 활동이 참가자의 창의성을 높여 주었다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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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에 따르면 잠에 덜 든 상태와 완전히 깊게 잠든 상태는 눈 운동의 활성화 정도에 따라 각각 렘(REM)수면과 비렘(NREM)수면으로 구분된다.

비렘수면은 잠이 깊어지는 정도에 따라 다시 1~3단계로 구분된다. 즉 우리는 막 잠이 들기 시작한 때에 활발히 꿈을 꾸고(렘수면), 점점 깊게 잠들면서 온몸에 힘이 풀리고 의식이 사라진다(비렘 1단계→비렘 2단계→비렘 3단계). 이렇게 깊은 잠의 정점을 찍고서 비렘 3단계에서 렘수면까지 거꾸로 돌아오기를 약 90분 주기로 반복한다. 연구진이 말한 수면과 각성 사이 영역이란 선잠 상태라고도 불리는 비렘 1단계(N1 단계)다. 에디슨이 까무룩 잠들어 손에 힘을 놓는 그 전까지의 시간이라 볼 수 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반쯤 누운 상태에서 눈을 감고, 손에는 컵을 쥔 채’ 20분 동안 편히 쉬도록 했다. 에디슨의 낮잠 기술을 그대로 실험에 적용한 것이다. 다만 에디슨 때와 달리 이 실험에서는 뇌파 측정 장치를 활용해 참가자 각각이 컵을 떨어뜨리기 직전 어떤 수면 단계에 있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참가자 대부분은 20분 내내 깨어 있었지만(49명) 일부는 N1 단계에 1분가량 도달했고(24명), 또 다른 일부는 그보다 깊은 N2 단계까지 갔다(14명).

참가자들은 총 180문제를 풀었는데 그 결과 N1 단계 그룹의 83%가 숨겨진 규칙을 알아냈다. 한편 온전히 깨어 있던 그룹에서는 31%, N2 단계까지 잠들었던 그룹에서는 14%만이 규칙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N1 단계가 창의력에 현저한 영향을 미치나 더 깊은 수면 상태에 이르면 유익한 효과가 사라진다고 결론 내렸다.

[KIST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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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수면과 창의력은 뇌가 평소와 다른 상태에서 숨은 정보를 새롭게 융합한다는 데서 그 연관성을 찾는다. 델핀 오데트 프랑스 국립 보건의학연구소 연구원은 잠자는 시간을 시간 낭비 혹은 생산성의 손실로 보는 통념과 달리, 수면이 창의적 활동에 꼭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데 이번 연구의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1분이든 8시간이든 졸음을 날릴 수 있을 만한 수면 시간을 확보하는 것, 옛사람의 습관에서 실험 아이디어를 얻는 연구자의 창의성을 발휘하는 것 모두 우리에게 쓸모 있는 일로 보인다.

글: 맹미선 과학칼럼니스트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