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지키기’ 우리 ‘되찾기’ 경쟁
2023~2026년 운영 주체 선정
두 은행 임시조직 두고 유치 사활
배점 높아진 이자 출혈경쟁 가능성
6월 지방선거전 최종확정 전망
‘신한은행의 수성이냐, 우리은행의 탈환이냐.’ 45조원에 달하는 서울시금고를 두고 현재 금고를 담당하고 있는 신한은행과 탈환을 노리는 우리은행 사이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은행권에서는 지난번 유치전과 같은 과도한 출연금 출혈경쟁 양상은 비교적 완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금리 배점을 둔 경쟁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달 안에 2023년부터 4년간 45조원의 예산과 기금관리를 맡을 금고 은행 선정계획 공고가 나올 예정이다. 다만 최종 일정은 은행권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구체적인 일정은 밝힐 수 없지만, 지방 선거 전에 시금고 담당 은행이 최종 확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금고를 담당하게 되는 은행은 시의 현금과 유가증권 출납·보관, 세입금 수납·이체, 세출금 지급 등의 업무를 맡는다.
이 과정에서 시금고를 맡게된 은행은 예치금을 운용하면서 상당한 규모의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고, 은행의 브랜드 가치도 올라가 고객 확보가 용이해진다. 이번에 선정되는 은행은 2023년부터 2026년까지 시금고를 운용할 예정이다.
현재 서울시 1금고는 신한은행이, 2금고는 우리은행이 관리 중이다. 신한은행은 직전 시금고 선정전인 2018년에 104년 우리은행 독점 체제를 깨고 1금고로 선정된 바 있다. 당시 신한은행은 입찰 과정에서 3050억원에 달하는 출연금을 쏟아부었다가 후에 정상적인 수준을 초과한 재산상 이익을 제공했다는 이유로 금융감독원의 제재를 받기도 했다.
올해 서울시 1금고를 둘러싼 물밑 유치전이 활발하다. 신한은행은 반드시 수성하겠다는 입장이고, 우리은행은 탈환에 사활을 걸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 입찰 공고가 확실히 나오지 않은 상황이긴해도 물밑에서는 (두 은행 모두) 시금고 유치를 위해 임시 조직을 만드는 등 작업이 활발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서울시가 2018년부터 1금고 은행뿐만 아니라 2금고 은행도 선정하기 때문에 나머지 은행의 2금고 유치전도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금고 유치전의 경우 과도한 출연금 등 지난번과 유사한 ‘출연금 출혈경쟁’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최근 정부에서 금고를 둘러싼 은행들의 출혈경쟁을 막기 위해 협력사업비 배점을 줄이는 등 평가 기준을 개선했고, 금융 당국이 과열 경쟁으로 흐르지 않는지 예의 주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은 신한은행의 금고유치 과정에서 서울시 전산시스템 구축비용 1000억원 중 393억원은 금고 운용을 위한 필수 비용이 아니라고 판단한 뒤 신한은행에 21억3110만원의 과태료 처분과 중징계에 해당되는 기관경고를 내린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리 배점이 달라졌기 때문에 이를 두고 ‘출혈경쟁’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당국이 지난 2019년 새롭게 설정한 평가 기준에 따르면 출연금 배점은 4점에서 2점으로 절반으로 낮아졌지만, 금리 배점은 15점에서 18점으로 확대해 이자 경쟁이 불붙을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번 시금고 유치전의 경우 지난번과 같은 출연금 경쟁이 아닌 금리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지자체 최대 시금고라는) 상징성이 있는 만큼 서울시금고를 둘러싼 경쟁 열기는 어마어마하다”라고 했다.
김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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